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한화다.
한화의 2012년은 다사다난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입단과 은퇴, 프렌차이즈 스타 김태균의 복귀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한대화 전 감독의 사퇴까지. 손익 계산을 따져보니 지난해보다 전력이 더 떨어졌다는 평가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엔 사상 첫 9위를 피하기 위한 몸부림, 나아가 기존 상위권 팀들을 괴롭힐 다크호스를 꿈꾼다. 김응용 감독이 2004년 이후 9년만에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해 겨울 내내 강훈련을 소화했고 냉정한 주전경쟁을 펼쳐왔다.
▲ 공격력
공격력만큼은 괜찮다. 특히 김태균-김태완-최진행으로 이어질 클린업트리오는 삼성과 견줘도 손색 없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한 방이 있으면서도 정확한 타격에 능한 김태균을 일찌감치 3번타순에 못 박았다. 대신 4번은 군 복무 후 돌아온 김태완에게 맡겼다. 올 시즌엔 김태균을 이을 프렌차이즈 거포 김태완과 최진행이 동시에 풀타임을 소화하는 첫 해. 두 사람의 시너지효과에 따라 한화 화력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순 구성은 안개 속이다.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하면서 최적의 조합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 돌아온 말은 “윤곽이 안 나와”였다. 김 감독은 28일 발표한 개막엔트리에서 강동우와 하주석을 뺐다. 이들은 모두 테이블세터 감. 이여상, 오선진, 이학준, 베테랑 추승우 등이 후보로 꼽힌다. 포수엔 한승택의 선발출전이 유력하다. 조정원과 한승택 등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신인이 2명이나 포함된 것이 김 감독의 고민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 투수력
한화 마운드의 약화가 뚜렷하다. 절대 에이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박찬호의 은퇴. 그리고 양훈의 군입대까지. 선발진을 완전히 새롭게 짰다. 대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김혁민, 유창식, 윤근영으로 출발한다. 시범경기서는 이브랜드를 제외하곤 대부분 불안했다. 아직 풀타임 선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 김 감독은 밀어붙일 심산이다. 그러나 부상 혹은 슬럼프에 닥칠 경우 대체 자원이 부족한 게 최대 약점이다.
불펜은 베테랑 박정진의 합류가 불발됐다. 박정진의 마일영의 부활, 김광수의 활약이 필요하지만, 미지수다. 지난해 중반 이후 맹활약했던 송창식과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안승민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안승민은 시범경기서 6경기에 나와 단 1점도 주지 않는 짠물투구로 풀타임 마무리 첫해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신인 이충호와 김 감독이 칭찬했던 임기영도 마당쇠로 분발해야 한다.
▲ 주목할 선수
김태완과 김혁민이다. 김태완은 올 시즌 4번 중책을 맡았다. 군 복무를 하면서 발전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4번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 또 시즌 초반 최진행이 외야수비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좌익수로 뛰어야 한다. 김태완 역시 외야수비가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수비부담도 있을 전망. 그럼에도 김 감독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4번 김태완 카드를 밀어붙일 심산이다. 이 카드가 성공만 하면 한화 타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태균과 최진행은 제 몫을 해주는 타자다.
김혁민은 올 시즌 한화 토종 에이스로 꼽힌다. 바티스타, 이브랜드와 함께 원투스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상대팀 에이스와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김혁민은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체중 증가와 신구종 장착으로 자신을 강하게 단련해왔다. 시범경기서는 주춤했으나 지난해 막판의 상승세를 되찾는다면 10승은 너끈히 해낼 것이란 기대가 있다.
▲ 변수
넓어진 홈 구장이다. 한화는 올 시즌 좌우펜스를 97m에서 100m로, 중앙펜스를 114m에서 122m로 늘렸다. 좌우펜스 높이도 2.8m에서 3.2m로, 중앙펜스 높이는 2.8m에서 무려 4.5m로 높였다. 잠실구장 다음으로 투수친화적인 구장이 됐다. 홈런이 나오기 어려운 구장이 됐다. 잔디도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꿨다.
공격에선 큰 변수가 없을 듯싶다. 한화 타선은 시범경기서도 대전구장에서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했다. 김태균의 말처럼 넘어갈 타구는 다 담장 밖을 넘어갔다. 오히려 발 빠른 타자들이 장타를 칠 경우 3루타 양산이 가능해 득점 확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수비다. 한화 야수들의 수비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광활해진 외야를 외야수들이 커버할 수 있느냐의 문제, 내야수들이 인조잔디 특유의 불규칙적이고 느려진 바운드를 옳게 계산해서 처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수비가 안 되는 팀은 장기레이스 내구성이 떨어진다. 지난 32년 프로야구 역사가 말해준다. 수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을 찾아야 한다.
▲ 총평
냉정하게 보자. 4강은 쉽지 않다. 한화는 단기적인 계획과 함께 중, 장기적인 리빌딩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응용 감독 부임 첫해인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 팀 성적을 떠나서 체질을 개선하면 한화의 2013년은 성공적인 시즌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화 김응용 감독(위), 한화 연습경기 장면(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