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흔히 적재적소에 등장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배우를 감초라 부른다. 남자 배우 중 감초배우는 많다. 당신이 단번에 떠올리게 되는, 끼로 똘똘 뭉친 남자배우들이 이런 감초 배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여자 배우 중 감초 배우라 불리는 인물은 극소수다. 감초배우가 되려면 자신을 망가트리는 과감한 변신을 불사해야 한다.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연기력도 필수다.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기본 옵션 중 하나다.
그래도 이런 방면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여배우가 존재한다. 바로 조은지다. 감초 배우라는 타이틀에 한정시킬 수는 없는 배우가 조은지지만, 감초배우라는 말은 그의 연기력 중 아주 일부분만을 표현하는 단어지만, 조은지 만큼 감초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드물다.
영화 '런닝맨'(감독 조동호)에서도 마찬가지다. 극 중 열혈 사회부 기자 박선영 역으로 등장하는 그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재미가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조은지는 "영화가 끝난 후 무대인사를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깜짝 놀랐다. '우리한테 이러는 게 맞아?' 이런 느낌이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이런 환호를 받아봤다"고 밝혔다.
특히 성신여대에서 진행됐던 여대방문 공약 실천은 배우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앞서 신하균은 '런닝맨' 공식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4만개를 기록할 경우 직접 여대를 방문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조은지를 비롯한 배우들과 함께 성신여대를 방문해 공약을 이행했다.
조은지는 "여대라 '여자에게 호응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며 "무대에 올라가기 전 다른 분들에게 관객들의 반응을 미리 들었다. 다들 리액션이 빵빵 터졌다. 대기실에서도 소리가 들렸다. 우리끼리 '우리 영화 보고 그러는 거지?' 이런 얘기들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영화에서 조은지는 액션투혼을 선보인 신하균 등과 달리 몸보다 머리를 쓰는 역을 맡았다. 이에 기자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현업에서 종사하는 기자를 만나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영화에 등장하는 '야마', '뻗치기' 등 단어는 실제 기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다.
조은지는 "시나리오에 있는 캐릭터가 확실했다. 직업이 기자다 보니 여기에 플러스를 줄 수 있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기자들이 잘 쓰는 용어 등이 배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구축된 캐릭터는 의외의 장면에서 관객들의 웃음보를 빵 터뜨린다. 사건을 추적하기 위해 머리를 풀어헤친 채 연기를 하는 장면은 '런닝맨'의 백미 중 하나다. 조은지의 연기력은 물론 화면 장악력, 독보적인 감초로서의 존재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한 캐릭터를 구축한 조은지이지만 다양한 장르를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싶은 소망도 있다. 그동안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 이 과정에서 혹시나 결혼이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조은지는 자신의 소속사 대표와 3년여 동안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조은지는 "아직은 결혼 얘기가 없다. 그냥 '시기인 것 같아' 정도지 '이 때 하자'고 얘기한 건 없다. 하지만 조만간 결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자의 일로 바쁜 연인들의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조은지가 사회부 기자로 변신,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은 '런닝맨'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목격한 남자 차종우(신하균)가 살인 누명을 쓰고 용의자가 돼 쫓기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4일 개봉.
[배우 조은지. 사진 = 프레인TPC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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