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두산 좌완투수 유희관의 공은 느리다. 그러나 느리다는 이유로 상대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두산은 선발투수 이정호가 무너지자 유희관을 투입시켰다. 등판 초반 유희관은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3회말에만 3실점했다. 그러나 그것이 이날 실점의 전부였다. 8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날 두산은 한화에 8점을 뺏겼지만 3회 이후 실점은 제로였다. 유희관의 역투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원 등판해 6이닝 3실점을 남겼다. 승리투수 역시 그의 몫이었다. 두산은 15-8로 역전승을 거뒀다. 만일 이날까지 패했다면 한화에 싹쓸이 패배를 당할 수 있었기에 어느 때보다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135km. 보통 때와 비슷했다. 유희관이 구속은 느리지만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쉽게 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속이 135km 정도인 것에 비하면 볼끝이 좋다는 얘기를 듣는다"는 유희관은 투수에게 구속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공은 느리지만 가볍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에 100km 초반대 슬로우 커브와 120km 중후반대를 형성하는 슬라이더를 갖춰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140km대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흔해진 요즘에 140km도 미치지 못하는 최고 구속에 나름 스트레스도 있었을 터. 유희관은 "신경이 쓰이지 않으면 거짓말"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속은 타고 나야 한다. 구속을 올리려고 시도했지만 장점인 컨트롤마저 무너지더라. 차라리 장점을 특화시켜서 정교하게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상무에서 선발투수로 뛰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 지금의 유희관을 만들었다. "상무에서 많은 투구를 했고 타자들도 많이 상대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게 유희관의 말이다.
두산은 전신인 OB 시절을 포함해 '좌완 기근'에 시달린 대표적인 팀이다. 올해도 좌완투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예비역' 유희관의 합류로 한 줄기 빛을 보게 된 두산이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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