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세호 기자] 영점이 잡히자 압도적인 구위가 드러났다.
LG 트윈스의 류제국이 롯데 타선을 제압하고 시즌 2승(무패)째를 거뒀다. 류제국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홈런)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7회까지 5회 홈런 한 방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웠으나 8회 급격히 무너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사구 하나를 던졌을 뿐 볼넷은 전혀 내주지 않고 안정된 제구를 선보였다.
류제국의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LG는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며 7-4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LG는 이날 승리로 27승24패를 기록, 3연승을 이어가며 롯데(25승2무23패)를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섰다.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올해 LG에서 국내무대에 데뷔한 류제국은 올시즌 그가 등판한 3경기에서 팀이 모두 승리하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결과와 달리 투구 내용은 그동안 좋지만은 않았다.
지난달 19일 데뷔전에서 KIA를 상대로 승리를 장식했지만 5⅓이닝 4실점으로 타선의 힘이 컸다. 이후 26일 SK전도 팀은 승리했지만 류제국은 4⅓이닝 만에 94구나 던지며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1일 KIA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점차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지만 최근 2경기 모두 4개의 사사구를 던져 여전히 제구 불안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3회까지 퍼펙트였다. 류제국은 힘 있는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로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묵직한 직구에 타구가 뻗어나가지 못했고, 날카로운 커브에 방망이가 헛돌기 일쑤였다. 이전까지 단점으로 지적되던 들쑥날쑥한 제구가 사라지자 타자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7회까지는 5회 홈런 한 방만이 '옥에 티'였다. 2사 후 전준우에게 볼카운트 2-0(B-S)에서 던진 시속 144km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그대로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류제국은 6회 다시 4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7회에는 선두타자 이승화에게 초구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손아섭에게 폭투를 던지기도 했지만 보란듯이 삼진 처리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7회까지 투구수가 80개에 불과할 정도로 효과적인 피칭이었다.
하지만 8회 급격한 난조를 보인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제국은 선두타자 박종윤부터 전준우, 정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만루에 몰리자 급격히 흔들렸다. 신본기에게 폭투를 던져 두 번째 실점을 내줬고, 그마저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이후 류택현과 교체된 류제국의 책임 주자 2명이 추가로 홈을 밟았다.
이날 총 투구수는 94구로 많지 않았으나 후반까지 오래 경기를 소화하기 위한 체력 안배, 집중타를 줄일 수 있는 위기관리능력은 보완할 부분이다.
류제국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승3패 평균자책점 7.49의 성적을 뒤로 하고 지난 2010년 귀국, 팔꿈치 수술을 받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공백이 긴 만큼 그의 몸상태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었지만 LG 김기태 감독은 류제국에 대해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 간다"며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고, 결국 류제국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더욱이 LG는 현재 롯데와 반 경기차로 3, 4위를 다투고 있어 이번 3연전이 4강 싸움의 첫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류제국의 호투는 더욱 가치가 있었다.
경기 후 류제국은 "감기로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며 "7이닝이 끝나고 코치님께서 더 던지겠냐고 물어봤는데 더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어려운 상황에 내려왔는데 동료들이 잘 막아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류제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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