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특별한 배우가 특별한 영화와 만났다. 1994년생인 배우 이다윗은 자신의 나이에 쌓기 힘든 필모그래피를 지녔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했고, 성인연기자를 위협하는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배우들의 꿈의 장소인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이런 그가 현 교육현실과 입시 지옥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인 '명왕성'에 출연, 우리가 애써 모른 척 해왔던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이다윗이 맡은 준 역은 학교 내 상위 1%가 모인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점차 괴물이 돼가는 인물이지만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단지 고등학교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현실에 대해서도 되짚어 보게 된다.
이다윗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자신이 맡은 역할인 준의 변화에 중점을 두며 연기했다. 행동뿐 아니라 감정의 폭이 큰 준을 연기하며 완급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그에겐 하나의 숙제였다.
이다윗은 "가장 크게 봤을 때 보이는 게 준의 변화되는 모습이다. 점점 물들어가다 변했다 다시 어떤 걸 놓아버리는 심경의 변화가 있다. 이 모습을 어떻게, 어느 정도로 보여줄 것인가를 생각하며 계속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완급을 조절하는 데 있어 나도 많이 헛갈렸다. 전체 촬영이 들어가기 전 만날 감독님을 찾아가 대본 연습을 하며 계속 그렇게 연습하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이미 베테랑 연기자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다윗이지만 '명왕성'을 앞에 두고 자신이 늘 해왔듯 캐릭터를 철저히 연구하고 대본을 숙지하는 과정을 거쳤다. 덕분에 그가 완성시킨 준은 단순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아닌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됐다.
이다윗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와 영화를 봤을 때 느낌이 달랐다. 처음 대본을 읽고서 준이가 조금 더 확 변할 줄 알았다. 극적인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생각보다는 변화가 적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게 이런 것이었구나 싶었다. 감독님이 준이의 기본 베이스를 가져가고 거기서 확확 변하지 않은 채 살짝살짝 드러나게 표현하자고 했는데 영화 속에서 감독님의 말처럼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칸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경험이 있는 이다윗은 '명왕성'으로 다시 한 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비록 스케줄 때문에 영화제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그에겐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다윗은 "큰 영화제에 초청받아 가면 기분이 좋지만 이후에 영화제 진출을 크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이창동 감독님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전에 칸국제영화제에서 '시' 시사회를 했을 때 레드카펫을 밟기 전 엄청 떨고 있었다. 감독님이 '떨리냐. 즐겨라'라고 했다. 다 끝난 후 다음날인가 감독님이 '즐겼냐. 잊어라'라고 하셨다"며 이창동 감독과의 일화를 전했다.
이다윗은 이창동 감독을 통해 자신의 성과를 충분히 즐기면서도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해 자신을 비워나가는 작업을 배웠다. 이런 그는 아직도 자신이 원하고 만족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해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영화감독에 대한 꿈도 키워 나가고 있다. 지난 2003년 '무인시대'로 공중파에 데뷔한지 10년, 길다면 길다고 얘기할 수 있는 세월 동안 연기를 하며 '감독의 예술'이라는 영화에 몸 담았던 그가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것도 당연하다.
이다윗은 "기회가 된다면 연출도 해보고 싶다. 골 때리는 시나리오를 써서 빵 터뜨려 주고 싶다. 정말 골 때리는 코미디를 만들고 싶다. 아직 코미디를 하기에는 내 상상력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약간 코믹하게 흐르는 호러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아니면 우리나라에 좀비물이 하나도 없는데 내가 좀비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다윗은 20대의 발랄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의외성을 지닌 인물이다. '명왕성'을 관객들에게 자랑해 달라는 말에 이다윗은 장난기 어리면서도 진지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다윗은 "행성을 넘나드는 초대형 SF블록버스터 '명왕성'.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쟁영화인데요. 7월 11일에 개봉하니까 많이 봐주세요. 3D, 4D로도 나오니까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하실 분은 안경도 끼세요. 전체이용가니까 온 가족이 함께 와서 보세요"라고 말했다.
장난기 가득한 이다윗이 출연한 영화 '명왕성'은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초특급 사립고에 존재하는 상위 1%의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평범한 소년이 충격적 진실을 알게 되며 점차 괴물이 되가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다.
[배우 이다윗.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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