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트레이닝 실 인줄 알고 들어왔더라고.”
한화 김응용 감독이 최근 접한 에피소드 하나를 털어놨다. 김 감독은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송진우 코치가 이태양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하더라. 한번 던졌으니 한번 더 기회를 줄 생각이다”라고 했다. 최근 한화는 유창식, 안승민의 부상 속 젊은 투수들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이태양은 192cm의 큰 신장을 자랑한다. 김성한 수석코치가 “야구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투수. 결국 김 감독은 이태양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지난달 30일 대전 넥센전서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1회부터 볼넷 내주고 홈런을 준 게 아쉽다”라고 했다. 자신감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김 감독은 “이태양이 안 되면 다음은 조지훈이다. 선발투수로 써볼 만 하다”라고 했다. 조지훈은 장충고를 졸업한 신인투수. 올 시즌 4경기 평균자책점 1.93. 잠실구장에서 던진 뒤 “별로 떨리지 않았다”라며 대담한 멘탈을 과시했다. 이태양과 조지훈이 선발투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최근 선발 등판했던 송창현에 대한 사연을 털어놨다. “송창현이가 선발로 나온 날 감독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송창현이가 내 방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다시 나갔다”라고 껄껄 웃었다. 송창현은 “트레이닝 실인 줄 알고 잘못 들어왔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얼마나 떨렸다는 증거야. 방 앞에 ‘감독실’이라고 딱 적혀 있는데 그걸 트레이닝 실로 착각해서 들어오니”라고 또 한번 크게 웃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이 선발로 나가면 2~3일전부터 잠도 못 자나보다. 구원으로 나가면 잘 던지면서”라고 아쉬워했다. 경험 적은 젊은 투수들이 선발투수라는 막중한 책임감에 너무 떤다는 지적이다. 그럴 필요 없다는 지적. 김 감독은 “2군 감독, 김성한 수석 등 코치들의 추천을 받고 1군에 올릴 선수, 2군에 내릴 선수를 결정한다. 나 혼자 결정하는 것 아니다”라고 웃었다.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니 선수 본인은 마음 놓고 기량을 보여달라는 의미다.
[송창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