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결국 기동력이 해답이었다.
KIA의 후반기 첫 3연전 상대는 2위 LG. 23일 첫 경기서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조기에 강판되며 투수진 소모가 컸다. 1주일 6연전의 문을 여는 첫 경기서의 마운드 과다 소모는 분명 부담이 가는 대목. 여기에 2군에 있던 앤서니 르루가 24일 웨이버 공시 처분을 받으면서 짐을 쌌다. 어차피 퓨처스에서 선발 준비를 하고 있던 선수였으니 웨이버 공시 소식이 1군 선수단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봐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함께해온 외국인투수의 퇴단 소식이 선수단에 좋은 영향을 미칠 리는 없다. 확실히 24일 잠실 LG전을 준비하던 KIA 덕아웃 공기는 무거웠다.
KIA는 이달 초 9연승을 달리는 등 한동안 맛봤던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7월 들어 연이어 우천 취소 경기가 나오면서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전반기 마무리가 썩 좋지 않았다. 불안한 5위. 뭔가 확실한 무기가 필요했다. 타선 흐름도 썩 좋진 않은 상황. 더구나 후반기 뚜껑이 열린 LG 전력 역시 만만치 않았다. LG는 23일 경기서 막강 투타조화를 뽐내며 KIA를 힘에서 압도했다.
그렇다면 KIA가 LG를 무너뜨릴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KIA에겐 발이란 무기가 있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94도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었다. LG의 도루는 82개. 선동열 감독도 이날 이용규-김주찬-신종길 등 발 빠른 타자들을 상위타선에 배치했다. 9번 김선빈부터 이어지는 발 빠른 타자들의 조합은 분명 LG에 부담이 가는 대목.
KIA는 LG 류제국을 발로 뒤흔들었다. 올 시즌 두 차례 상대해 썩 재미를 보지 못한 상황. KIA 타자들은 류제국의 제구 난조를 틈타 연속안타를 만들었다. 1-0으로 앞서던 2회. 무사 1루에서 이용규가 우전안타를 쳐 무사 1,3루 찬스를 만든 뒤 신종길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류제국의 투구 폼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신종길도 2타점 적시타를 만든 뒤 나지완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심지어 발이 빠르지 않은 나지완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에 여유있게 세이프가 됐다. LG 류제국-윤요섭 배터리를 마음껏 흔들었다. 도루에 흔들린 류제국이 연이어 적시타를 맞았다. KIA는 2회 도루 4개로 3점을 뽑았다.
KIA의 잠잠하던 발놀림은 7회에도 이어졌다. 5-1 4점차 리드. LG의 최근 타격 상승세를 생각하면 결코 안심할 점수 차가 아니었다. 이범호의 2루수 병살타로 흐름이 가라앉은 상황. 2사에서 안치홍이 좌전안타를 쳤다. 최희섭 타석에서 도루를 시도했다. 마운드의 정현욱은 전혀 도루를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투구 폼을 크게 가져가는 사이 안치홍이 도루를 한 것. 정현욱은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자 흔들렸다. 최희섭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김상훈이 적시타를 날려 귀중한 1점을 추가했다.
이날 KIA는 16안타를 날렸다. 전날 침체에 비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 기본적으로 LG 류제국 등 투수들이 썩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KIA 타자들은 고비마다 도루로 LG 배터리를 휘저으며 성큼성큼 달아났다. 신종길이 도루 2개, 이용규, 나지완, 김주찬, 안치홍이 각각 도루 1개를 기록했다. 이날 총 6도루로 100도루를 돌파했다. KIA는 7회 불펜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바짝 추격을 당했으나 타선의 힘으로 승리를 따냈다. 팀 평균자책점 1위의 LG 마운드를 무너뜨리면서 LG의 8연승을 저지했다. 그 안엔 6도루가 분명 큰 힘이 됐다. KIA엔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어쩌면 KIA의 후반기 4강 다툼 해법을 제시한 경기이기도 했다.
[나지완.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