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이제 4승 남았다.”
국내야구 사상 최초 정규시즌 3연패. 삼성은 2일 부산 롯데전서 한국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했다. 하지만, 경기 후 덕아읏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뉴 레코드’라는 말이 선명하게 박힌 우승 티셔츠를 입은 선수들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진정한 승부는 한국시리즈라고 보고 있었다. 삼성은 이제 국내야구 최초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노린다. 또한, 삼성은 1986년~1989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4연패 기록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 차분한 삼성, 우승했다는 삼부심은 있었지만…
삼성은 2일 부산 롯데전서 9-2로 승리했다. 경기 중반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면서 여유있게 우승 세리모니를 준비할 수 있었다. 삼성 프런트들은 경기 종료에 맞춰 미리 준비해놓은 우승 티셔츠와 모자, 플래카드를 덕아웃에 대기시켰다. 우승이 확정되자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우승 티셔츠, 모자를 착용하고 그라운드 중앙에 도열해 기념촬영을 했고, 이후 간단한 세리모니를 했다.
그런데 선수단 분위기가 의외로 차분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선수들은 방방 뛰며 즐거워하기보단 차분하게 그라운드로 걸어나왔다. 세리모니 후엔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다음 게임을 준비하는 모습. 박한이와 진갑용은 “이제 4승 남았다”라고 외쳤고, 최형우는 “삼성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에 즐거워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삼성은 확실히 국내야구 최초 정규시즌 3연패를 일궈낸 ‘삼부심’(삼성의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우승했다고 너무 막 좋아하고 울고 그러진 않잖아”라고 웃었다. 박석민 역시 “최후의 승부에서 이기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지난 2년에 비해 훨씬 힘들었던 우승. 사상 최초 정규시즌 3연패란 삼부심을 갖되, 한국시리즈를 앞뒀으니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는 분위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 삼성, 3주를 어떻게 보낼까
삼성은 2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3주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실전 감각 공백보단 휴식 효과가 더 크다는 건 이미 지난 11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마저 제패했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 다만, 정규시즌 우승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가장 최근 사례인 2001년에 고개숙인 삼성으로선 방심할 수 없다. 류 감독은 “자신감은 갖되, 자만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준비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코치들과 상의해서 일정을 확정 짓겠다”라고 했다. 일단 현재까진 3일 롯데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4일과 5일엔 휴식을 취한다는 것만 결정된 상태다. 이후 본격적인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들어가는데, 3일 훈련-1일휴식 체제로 갈 것인지, 4일 훈련-1일휴식 체제로 갈 것인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합숙도 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 시점이 너무 빠르거나 늦으면 안 된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맞춰 컨디션을 100%로 만들어놓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실전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스파링파트너도 중요하다.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좋은 상대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또 하나. 류 감독의 스타일상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에선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나왔던 내야 100% 수비처럼 비장의 무기를 가다듬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규시즌 우승팀의 특권.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 이승엽 IN 김상수 OUT, 조동찬은?
자연스럽게 삼성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총 27명이다. 지난해보다 1명 늘어났다.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23일에 최종 발표된다.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엔트리 진입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부상선수들의 행보에 따라 엔트리가 요동칠 수 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은 확실히 들어온다”라고 했다. 허리통증이 있는 이승엽은 상태가 심하지 않아 한국시리즈 합류가 유력하다. 무릎 뼈가 붙은 조동찬 역시 긍정적이다. 류 감독은 “가벼운 티 배팅, 러닝을 하는 모양이다. 본인의 경기 출전 의지가 대단하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조동찬의 한국시리즈 합류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신 김상수는 한국시리즈 참가가 어려워 보인다. 4일 손목 수술을 받는 김상수는 재활만 2~3개월 걸린다고 한다. 류 감독은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위를 다쳤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삼성은 올 시즌 지난 2년에 비해 전력이 살짝 약해졌다. 그리고 경쟁자들의 행보 역시 만만찮다. 류 감독은 “누가 올라와도 재미있는 한국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이 정규시즌 3연패의 여운을 길게 끌고 가진 않을 것 같다. 삼성이 사상 최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란 야심을 품고 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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