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조인식 기자] 무등경기장이 영광의 시간들을 남기고 마침내 프로야구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4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는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KIA는 이날 넥센 히어로즈와의 무등경기장 고별 경기에서 3-8로 패했다. 무등경기장 시대를 마감한 KIA는 다가올 2014 시즌부터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앞으로 무등경기장에서는 아마추어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장이 철거되는 것도 아니고, 더 좋은 경기장으로 옮기는 것이지만 오래도록 무등경기장에서 많은 기억들을 만들어온 이들은 앞으로 무등경기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타이거즈의 레전드인 KIA 선동열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여기서 처음 뛴 것은 초등학교 때로 기억한다. 40년 가까이 여기서 함께했는데, 나에겐 의미가 큰 구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상대팀인 넥센의 이강철 수석코치가 인사를 하러 오자 "(타이거즈의)레전드인데 한 마디 하고 가시라"며 웃기도 했다.
선 감독, 이 코치를 비롯한 과거와 현재의 타이거즈 선수들에게 무등경기장은 곧 자부심과도 같다. 해태-KIA로 이어지는 역사를 지닌 타이거즈는 홈 경기 가운데 군산을 제외하고 광주에서 올린 정규시즌 승리만 해도 1015승에 달한다.
2000년대 이전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거머쥐는 등 압도적인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타이거즈는 정규시즌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에서도 무등경기장에서 19경기 16승 3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특히 1987년 3차전부터 1993년 1차전까지는 무등경기장에서 치러진 경기에 한해 한국시리즈 9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2009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KIA는 무등경기장 마지막 시즌인 올해 11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최악의 성적으로 무등경기장 시대를 마치게 됐다. 하지만 1000번의 승리와 10번의 우승, 그리고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추억의 스타들과 함께했던 무등경기장 시대는 '영광의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무등경기장의 모습. 뒤로 보이는 야구장이 2014 시즌부터 홈구장이 될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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