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은 역시 강인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강인한 멘탈이 어느 정도냐고 물어본다면?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한 국내야구 한화에서 2012년을 제외하고 6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라고 답할 수 있다. 류현진은 주위 환경에 어지간해선 쉽게 흔들리지 않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첫해에 14승을 따내며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첫해 기록과 타이를 이뤄냈다.
물론 류현진이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준 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서 10안타를 맞으며 혼쭐이 났던 기억. 6월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해 신인왕 경쟁에서 불리한 흐름으로 갔던 것. 그리고 시즌 막판 몇 차례 난타를 당하며 끝내 15승을 달성하진 못했던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최근엔 지난 7일 애틀란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하며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망쳤다.
주변 상황도 좋지 않았다. LA 다저스는 당시 타선이 원활하게 터지면서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갔으나 세인트루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초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배를 맛봤다. 위기였다. 15일 3차전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으로선 위기의 팀을 구하는 동시에 자신의 좋은 이미지를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았다.
대성공이었다. 이날 LA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에 3-0으로 승리하고 챔피언십시리즈 첫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그것도 내셔널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사실 로스엔젤레스 언론은 은근히 류현진에게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었다. 팀 사정이 만만치 않고 상대 에이스가 너무 강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루키가 이렇게 중요한 경기서 잘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7일 애틀란타전 부진으로 큰 경기 활약에 물음표가 붙은 것도 사실이었다. 만약 류현진이 이날도 부진했다면 큰 경기서 약한 투수로 낙인 찍힐 뻔했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서 10년 넘게 뛰어야 할 류현진에겐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로 우려의 시선을 단박에 걷어냈다. 경기 초반부터 전력 투구를 하면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압도했다. 웨인라이트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강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오히려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서 잘 한다고 해서 연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엄청난 이득을 얻는 것도 아니다. 오직 팀을 위한 최후의 결전이다. 미국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는 무대서 쾌투를 선보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물론이고 미국 스포츠 언론에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7일 애틀란타전 부진을 상쇄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미국 스포츠케이블 방송에서 전국 생중계한 경기서 대체로 잘 던졌다. 결과에 따라 주위의 평가가 파도를 칠 수 있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몸 이상설까지 돌며 그 누구보다도 부담이 있었던 류현진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중요한 경기서 살아나는 강인한 멘탈. 우리가 류현진 경기를 흥미있게 지켜보는 이유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