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준플레이오프 최고의 '깜짝 스타'는 최재훈이었다.
정규시즌에서는 백업 요원으로 활약한 그는 어느덧 두산의 안방을 차지했다. 지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뜨려 스타덤에 올랐다.
준플레이오프는 최재훈의 진가가 발휘된 시리즈였다. 물론 홈런 한방이 전부는 아니었다. 포수로서 역할도 완벽에 가까웠다. 최재훈은 넥센 타자들의 스윙에 힘이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투수들에게 과감한 승부를 주문했다. 위기 때는 도루 저지 능력을 보이며 안방을 든든히 지켰다.
문제는 두산이 혈투를 벌인 탓에 최재훈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연장 14회, 5차전에서는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긴 이닝 동안 모두 마스크를 쓴 선수는 최재훈이었다.
4차전에서 정규이닝 모두를 소화한 것까지 더하면 최근 3경기에서 무려 36이닝을 책임진 것이다. 휴식이 당연해 보이지만 LG와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기에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재훈은 지난 1,2차전에서는 양의지와 번갈아 마스크를 썼음에도 5경기에서 45⅔이닝을 소화했으니 '풀이닝 풀출장'이나 다름 없었다. 더구나 신경이 곤두 서는 치열한 연장 승부를 두 차례나 치른 것은 극심한 체력 소모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겼을 게 분명하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이 점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뒤 "플레이오프에서는 양의지를 활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만큼 최재훈의 피로가 쌓였기 때문이다. 피로 누적은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포수는 타 포지션보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이다.
아무래도 최재훈을 내놓고 쉽게 뺄 수 없다면 최소한 연장 승부는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산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초까지 3-0으로 앞서다 9회말 박병호에게 중월 3점포를 맞고 결국 13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그 과정에서 더스틴 니퍼트를 무사 1,2루에 구원 투입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때문에 두산 벤치의 현명하고 치밀한 선택이 더욱 중요해졌다. 최재훈과 양의지를 번갈아 기용할지 아니면 최재훈 중심의 운영을 할지 벤치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과연 피로가 누적된 준플레이오프의 깜짝 스타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반짝반짝 빛날 수 있을까.
[최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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