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철벽 불펜'이 처참히 무너졌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1-5로 패했다. 불펜 붕괴로 인한 패배이기에 더욱 뼈아프다.
이날 삼성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1루서 등판한 안지만이 볼넷과 안타 하나씩을 내주면서 선취점을 허용했다. 팽팽하던 흐름이 8회 깨지면서 불길한 기운이 맴돌았다. 다행히 타선이 8회말 채태인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9회초 1사 후에는 '끝판왕'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이 막아주면 타선에서 역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오승환은 잘 던졌다. 너무나 잘 던졌다. 연장 13회 1사까지 4이닝을 8탈삼진 퍼펙트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올 시즌 최다 39구를 훨씬 넘기면서 한계가 찾아왔다. 13회초 1사 후 오재일에 초구를 통타당해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하나의 실투가 결승포로 연결됐다. 앞선 4이닝 퍼펙트는 빛이 바랬다.
이어 등판한 심창민이 추가 실점을 막는다면 해볼 만했다. 하지만 심창민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아내며 2피안타 1볼넷 1폭투로 3실점하고 말았다. 투구수도 19개로 많았다. 여기서 삼성의 승리는 사실상 물 건너가고 말았다. 권혁이 나머지 아웃카운트를 잡고 이닝을 마쳤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이날 삼성은 '1+1' 카드였던 선발 릭 밴덴헐크와 차우찬이 7이닝을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삼성이 자랑하던 계투진은 신통치 않았다. 승계주자를 들여보낸 안지만도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다. 분명 안정적인 투구는 아니었다. 게다가 연장 끝에 2연패로 무너졌으니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다.
일단 삼성으로선 휴식일인 26일 하루 만에 분위기를 추스르는 수밖에 없다. 충격이 크겠지만 어쩔 수 없다. 2차전 여파로 무너진다면 어렵게 쌓은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은 사라지고 만다. 2경기 3득점에 그친 타선에 불펜까지 무너진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삼성이 남은 시리즈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