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9일 신청자 명단 공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시즌 전력보강이 절실한 한화의 최우선 과제는 내부 FA 단속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2014년 FA 자격 선수 21명 명단을 공시했다. 한화는 내야수 이대수와 한상훈, 좌완투수 박정진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른바 '대어급 FA'들은 아니지만 팀 전력에 필요한 요소를 채워주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한상훈과 박정진은 데뷔 첫해부터 한화에서만 뛴 프랜차이즈고, 이대수는 2010년 한화로 둥지를 옮긴 뒤 이듬해(2011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뜻깊은 4년을 보냈다.
한화로서는 놓쳐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하주석과 오선진의 입대로 내야 자원이 부족해진 상황, 이대수와 한상훈까지 놓친다면 그야말로 치명타다. 이대수는 최근 3년간 타율 2할 7푼 8리 16홈런 140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11도루로 데뷔 첫 한 시즌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올해 한화에서 10번 이상 베이스를 훔친 선수는 이학준(16개) 추승우(12개)와 이대수가 전부다. 송광민이 복귀한 올해 중반부터는 3루수로도 나서며 유격수와 3루수 모두 커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한상훈은 올해 101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2리, 25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그리 높지는 않았으나 출루율은 3할 8푼 3리였다. 삼진 40개를 당했지만 53사사구를 얻어내며 출루에 앞장섰다. "항상 출루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명품수비'라는 애칭 답게 실책도 4개만을 기록했다.
시즌 시작 전 김성한 코치와 약속했던 타율 2할 8푼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팀이 어려울 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노력의 아이콘'인 그의 존재만으로도 후배들에게는 큰 자극제다. 한상훈은 7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성실함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내가 11년간 함께한 한화에 가장 애착이 가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박정진은 한화가 믿고 내보낼 수 있는 좌완 계투 요원이다. 1999년 데뷔한 박정진은 최근 2년간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0년 2승 4패 10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06, 이듬해인 2011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64경기에서 7승 6패 7세이브 16홀드를 기록하며 한화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2년 연속 시즌 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스프링캠프를 정상 소화한다면 이전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투수조의 정신적 지주로서 후배 선수들의 멘토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21명 가운데 한상훈과 이대수의 자리를 대체할 선수는 정근우(SK), 손시헌(두산), 권용관(LG), 박기혁(롯데) 정도다. 한상훈과 이대수의 올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정근우(타율 0.280 9홈런 35타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3명과 견줘 떨어질 게 없었다. 또한 박정진의 대체자가 될만한 좌완 계투 요원은 강영식(롯데)뿐이다. 한화로서는 내부 FA 3명을 잡고 마음 편히 다른 선수들의 원소속 구단 협상 결과를 지켜보는 게 해답이다.
한화 김종수 운영팀장도 6일 통화에서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결과를 보고 상황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며 "최대한 노력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내부 FA도 3명 모두 잔류시킨다는 방침이다. 본인들이 좋은 선택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선수들도 "구단에서 잘 해줄 것이다"며 잔류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한화가 내부 FA를 모두 잡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영입전쟁에 뛰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FA 자격을 얻은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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