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첫 만남에서 도장 찍어보고 싶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바람이다. 이번에는 잡음 없이 속전속결로 연봉 계약을 마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준 한 마디였다.
손아섭은 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올해 연봉 협상에서는 첫 만남부터 도장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다 이유가 있다. 본격 풀타임을 소화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에도 손아섭의 연봉 인상폭은 크지 않았다.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한 2010시즌을 마친 뒤에는 4천만원에서 100% 오른 8천만원에 계약했고, 2011년 타율 3할 2푼 6리 15홈런 83타점 13도루로 맹활약했지만 5천만원 오른 1억 3천만원에 사인했다.
활약은 꾸준했다. 지난해에는 전 경기 출전에 단 한 경기 모자란 132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4리 5홈런 58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음은 물론 158안타로 최다안타왕을 거머쥐었다. 생애 첫 타이틀이다. 그럼에도 연봉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팀에서 가장 늦게 계약서에 사인했다. 금액은 8천만원 오른 2억 1000만원이었다.
그는 올해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전 경기인 128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5리에 11홈런 69타점 83득점 36도루, 출루율 4할 2푼 1리를 기록했다. 172안타를 터트리며 2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올랐고, 타율과 도루는 리그 2위에 올랐다. 모든 공격 지표에서 팀 내 1위에 오르며 구단 선정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연봉 대박 자격은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각종 연말 시상식은 물론 3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빛냈다. 소속팀에도 큰 선물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그는 "안타로는 팀에 승리를 안기는 데 한계가 있다. 도움도 좋지만 나로 인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고, "항상 팀에 미안했다. 팀에 기여하는 홈런을 못 친 것 같다. 순위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쉬워했다. 지난 5일에도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이 한 몸을 바치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올 시즌 명실상부 팀 내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다. 주축 타자로 활약하던 김주찬-홍성흔이 빠져나갔음에도 5위로 시즌을 마친 데는 손아섭의 활약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그가 "올해는 굉장히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대우해줄 것이다"고 자신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6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롯데는 오프시즌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포수 강민호를 역대 FA 최고액인 4년 75억원에 잡았고, 강영식도 4년 17억에 잔류시켰다. 외부 FA 최준석과도 4년 35억원에 계약하며 전력 보강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제는 올해 혼자 타선을 이끌다시피 했던 손아섭의 자존심을 세워주면 된다. 웃으면서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면 서로에게 '윈윈'이다. 손아섭 본인도 다른 걱정거리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전지훈련지로 떠날 수 있다. "올해는 구단에서 신경 좀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손아섭. 자신의 바람대로 첫 만남에서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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