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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의 커리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하나의 작품을 네티즌은 '인생작품'이라고 칭한다. 배우 지창욱에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그런 작품이 될 듯하다.
10일 밤 방송된 '기황후' 14회에서는 겁 많고, 살아남는 것에만 급급하던 원나라 황제 타환이 자신을 성장시킨 기승냥(하지원)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타환은 기승냥이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왕유에게 마음을 쏟는 것을 알아채고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타환은 중원을 호령하는 원나라의 황제인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며 "승냥을 고려로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왕유만을 바라보는 승냥이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전전긍긍했다.
결국 타환은 폭발했다. 술에 취한 밤 기승냥을 붙잡은 타환은 "나는 절대로 너를 왕유에게 못 보낸다. 내가 처음으로 본 건 너였느니라. 알에서 깨어난 후에 나에게는 네가 어미새였다"고 마음을 전했다. 황제와 궁녀의 신분을 넘어선, 한 남자의 진실 된 고백이었다.
지창욱은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던 '기황후'에 뒤늦게 합류한 배우였다.
하지만 작품에서 지창욱은 어린 소년이 고무줄을 끊듯 연심으로 기승냥을 괴롭히는 짓궂은 모습부터, 정적에게 언제 제거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시달리는 황제의 모습, 그리고 사랑하는 이가 다른 곳을 바라본다는 사실에서 느끼는 상실감까지 복합적인 타환의 감정을 훌륭히 표현해내고 있다. '기황후'라는 물을 만난 지창욱의 팔색조 연기 변신이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있다.
[배우 지창욱과 주진모, 하지원(위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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