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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 3000만 달러(약 1379억 원)의 계약은 역대 메이저리그 외야수 중 6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이다. 추신수보다 많은 총액을 받는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는 외야수는 매니 라미레즈, 맷 켐프, 재커비 엘스버리, 칼 크로포드, 알폰소 소리아노가 전부였다.
이들 중 아직까지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는 시점까지 팀에 남았던 선수는 아직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5년 이상의 계약 기간과 함께 총액 1억 달러를 넘기는 큰 규모의 맺을 때 구단과 선수는 영원히 함께할 것을 약속하지만, 마지막이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는 노쇠화 기미를 보이는 즉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머지않아 트레이드되는 운명을 맞는다.
라미레즈와 크로포드, 소리아노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향후 활약에 따라 팀 내 입지는 얼마든지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기는 하나 아직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켐프도 이번 겨울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다. 엘스버리의 경우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아직 새 팀에서 뛰지 않아 논의 대상은 아니다.
우선 2001 시즌을 앞두고 10년 2억 달러의 금액에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라미레즈는 2008 시즌 도중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이 시즌을 넘기면 옵션에 의해 2년 더 보스턴에 남을 수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팀과 마찰이 있었던 라미레즈는 보스턴 팬들에게도 상처를 남기고 떠났다.
크로포드는 계약기간의 4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2010 시즌이 끝난 뒤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7년 1억 4200만 달러의 조건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라이벌 보스턴으로 간 크로포드는 보스턴에서 1년 반만 뛰고 9명이 유니폼을 갈아입는 빅딜을 통해 조쉬 베켓, 아드리안 곤잘레스, 닉 푼토와 함께 다저스로 갔다. 보스턴의 크로포드 영입은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시카고 컵스와 8년 1억 36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컵스 최고의 고액 연봉자가 된 소리아노는 계약 만료까지 1.5시즌을 남기고 친정 뉴욕 양키스로 복귀했다. 리빌딩을 해야 하는 컵스 입장에서 소리아노를 데리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컵스 입단 이후 매년 20홈런 이상을 때렸지만 컵스는 월드시리즈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이적 초기부터 오버페이 논란 속에서 뛰어온 소리아노도 성공적인 FA 영입 케이스라는 평가는 듣지 못했다.
FA 자격을 갖추기도 전에 소속팀 다저스와 8년 1억 6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잔류를 선언한 켐프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어딘가 불안하다. 계약 후 2년 동안 켐프는 총 179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전 4년간 각각 155-159-162-161경기에 출전했던 철인의 면모는 없었다. 향후 부상이 이어진다면 다저스가 켐프의 연봉 일부를 보조하고 트레이드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켐프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확신하고 있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양키스와 7년 1억 5300만 달러에 사인한 엘스버리와 텍사스행을 택한 추신수는 이제 새 팀에서 7년 계약의 첫 시즌을 시작한다. 추신수는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0년에는 우리나이로 39세가 된다. 계륵이 되지 않으려면 불혹에 가까운 나이까지 정상급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라미레즈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클리블랜드나 신시내티에서 그랬듯 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크로포드처럼 정리되지 않으려면 건강한 모습으로 꾸준히 활약해야 한다. 소리아노와 같은 사례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텍사스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강한 전력을 유지해야 한다. 팀의 목표가 우승에서 리빌딩으로 바뀌면 고액 연봉자들은 불편해진다.
위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텍사스와 추신수는 7년 계약이 끝나는 시점까지 함께할 수 있다. 이는 추신수의 성공적인 텍사스 생활의 조건이기도 하다. 타격과 출루 능력, 스피드로 꾸준히 팀에 기여하며 텍사스에서의 7년을 무사히 보낸다면, 그때는 추신수의 손에도 반지 하나쯤은 있을지 모른다.
[추신수(가운데)가 새 팀의 사령탑인 론 워싱턴 감독(왼쪽),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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