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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임정은 "'루비반지', 운이 좋았던 드라마" (인터뷰)
표독하고 날카로운 말투와 표정으로 박광현을 몰아부치던 임정은은 한 순간에 단아한 여성으로 변신했다.
선과 악이라는 극과 극 쌍둥이 역할을 동시에 연기한 임정은은 KBS 2TV 드라마 '루비반지'를 "나에겐 정말 운이 좋았던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KBS가 오랜만에 일일드라마를 편성하고 그 첫 작품으로 내놓은 '루비반지'는 페이스오프라는 소재부터 관심과 우려를 받았다. 임정은 역시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에게 '루비반지'는 도전, 그 자체였다.
"한 마디로 하면 '1인 2역을 내가?'하는 걱정이 앞섰죠. 늘 작품을 받고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었으니까. 이번에는 특히나 더 어려운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많이 고민도 했고. 우리 드라마 자체가 걱정을 많이 받았잖아요. 이 시간대 첫 드라마라. 부담도 컸는데 생각보다 시청률이 점점 올라서 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시청률 7%로 시작한 '루비반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시청률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0%를 넘나들며 KBS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기대를 했던 드라마가 아니었으니까 우리는 시청률이 올라가면서 더 신이 났죠. 그러다 보니 현장 분위기는 저절로 좋아지고. 무서운 선생님도 계시기는 했지만 우리 현장에는 정말 좋은 선생님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배우들이 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촬영한 것 같아요."
선(善)과 악(惡)을 넘나드는 두 역할은 임정은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줬다. 늘 한정된 역할에 갖혀있던 그를 꺼내준 것이 루나였고, 루비였다.
"루나였다가 루비가 되는 것이 사실 쉽지 않았어요. 전혀 다른 역할이니까. 그래서 초반 루나를 맡았을 때 더 오바했던 것 같아요. 짧고 굵게 보여줘야 반전이 있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옷도 입고 말투도 더 과격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촌스럽다, 너무 심한것 아니냐'라고 지적하긴 했지만 그렇게 강렬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직도 그 루나를 기억하세요. 진짜 강한 인상을 남기긴 했나봐요."
시청률은 고공상승,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그와 함께 막장논란이 따라왔다. '
"연기하는 배우들은 자신의 역할이 왜 이런 일을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정당성을 찾아가며 연기해야 해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기 위해선 그래야 하니까요. 사실 말도 안 된다고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페이스 오프라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 것이니까. 물론 그 이후부터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한 없이 망가지고 타락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상황이었잖아요.
제가 루비였다면 제 성격상 그렇게 지지부진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전 진작에 복수를 했을 거에요. 저도 답답했어요. 왜 얘는 이렇게 질질끌까, 하는. 그런데 그게 또 극이 흘러가는데 필요한 문제고, 더 정확하겐은 루나는 제가 아니니까요. 루나에게 망설이는 부분도 있었겠죠.
작품을 딱히 가려서 하진 않아요. 들어오는 것은 제가 할 수 있으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 작품도 만날 수 있었어요. 이번 목표는 '연기 못한다는 악플만 보지 말자'였는데 그건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요. 연기 못한다는 악플은 못 봤으니까. 그래서 다행이죠. 조금씩 진짜 연기자로 나아가는 것 같아서.
연애요? 일 때문에 지금은 못하고 있죠. 결혼도 빨리 하고 싶어요. 남자친구만 생기면 내년, 아니면 지금 당장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일이 우선이에요. 요즘 일의 즐거움을 알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일을 조금 더 하고 결혼하고 싶어요. 그래도 적어도 아이는 35살 전에는 만들어야지, 그런 목표는 세웠어요.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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