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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기적을 준비 중인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때아닌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보통 운동 선수에게 '살과의 전쟁'은 체중 감량을 의미한다. 그러나 봅슬레이 선수들에겐 그 반대다. 어떻게든 살을 찌워야 하는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봅슬레이에는 '기준 증량'이라는 것이 있다. 썰매의 무게와 썰매에 탄 선수들의 무게를 더한 값이 '기준 증량'에 모자라면 썰매에 추를 추가해 타야 한다. 이를테면 남자 4인승의 경우엔 630kg이 기준 증량이다. 이럴 경우엔 스타트를 하는데 손해를 볼 수 있다. 또한 스타트를 할 때는 선수들이 썰매를 밀면서 탑승을 하기 때문에 썰매보다는 선수가 무게가 나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
여자 2인승 부문에서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신미화(20·삼육대)는 "봅슬레이는 살을 쪄야 환영받는 종목"이라고 말할 만큼 한창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할 여자 선수에게도 예외는 없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전라북도 고창에서 선수단 훈련을 실시하면서 선수들의 체중이 증가하는데 부단히 노력했다. 끼니를 늘리는 것은 물론 야식까지 공수하며 선수들을 아낌 없이 지원했다. 가뜩이나 정해진 예산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강신성(56) 연맹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는가 하면 스폰서 지원을 통해 메우기도 했다.
선수, 지도자, 연맹의 '삼위일체'는 점점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아메리카컵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올림픽 전종목 출전이란 쾌거를 이뤘다.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 선수들 가운데 '살과의 전쟁' 속에 거구가 된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이용(36)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소치에서는 중위권 진입이 목표다. 이를 발판으로 평창 대회에서는 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타 종목과는 전혀 다른 '살과의 전쟁'을 치른 봅슬레이 대표팀이 소치 올림픽에서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봅슬레이 선수단과 코칭스텝이 22일 인천 국제공항으로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신미화(왼쪽)와 김선옥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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