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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인디밴드 장미여관 육중완이 원초적인 옥탑방 라이프를 공개했다.
24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육중완의 옥탑방 라이프가 담긴 'The 무지개 라이브'가 전파를 탔다.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대세로 떠오른 육중완의 일상은 화려한 연예인의 일상이 아닌 평범하고 부족한 우리네 삶과 같았다. 하지만 육종완은 행복해 보였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음악에 대한 열정, 꿈, 희망이 있기 때문.
오전 11시 즈음 기상을 한 육중완은 부스스한 머리와 퉁퉁 부은 얼굴로 일어나자마자 메시지를 확인하며 새끼손가락으로 코를 파고 방귀를 뀌는 등 시작부터 원초적인 모습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이어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부팅하고는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음악 작업 중 허기를 느낀 육중완은 냉장고를 열었지만 안에는 각종 주류들이 빼곡했다. 이에 편의점으로 향한 육중완은 컵라면과 김밥 한 줄을 구입한 후 집에서 이를 폭풍흡입하며 또다시 음악 작업에 열을 올렸다.
이어 소화도 시킬 겸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장미여관을 검색한 육중완은 자신이 '더러워도 다시 한 번 붙잡고 싶은 남자 1위'로 꼽힌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고, 늘씬한 여자 모델 사진을 발견하고는 입까지 떡 벌린 채 시선을 고정시켜 웃음을 자아냈다.
음악 작업을 마친 육중완은 '청소를 해야겠는데 뭐 부터 해야 될지 모르겠네~'라는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청소를 시작했지만, 책상위에 투척한 다 먹은 한약 봉지와 컵라면, 김밥 호일, 코푼 휴지 등을 치우고는 청소를 끝마쳤다. 청소전과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에 육중완은 "원래 '힘들다' '더럽다' 이런 걸 잘 못 느낀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지저분해도 그런가 보다 한다. 더러운 집 난 안 불편하다"며 "오히려 남들이 불편해해 직접 청소를 해준다. 그래서 이사 온지 8개월 지냈는데도 내손으로 청소를 안 해봤다"고 밝혔다.
외출을 위해 샤워를 한 육중완은 건조대에서 양말 골라 신고 입던 옷 위에 트레이닝 바지 한 겹을 껴입은 후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옴에도 일주일에 기름 값 오천 원이라는 실용적인 스쿠터를 타고 은행으로 향했다.
이어 은행원에게 3년간 모은 돼지 저금통을 넘기며 "안 아프게 배 좀 살살 갈라 달라"고 너스레를 떨던 육종완은 그에게 5천만 원을 모으는 게 목표라며 적금 상품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육종완은 "올해는 전셋집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히며 "살면서 나에게 한 번도 선물을 준 적이 없다. 백만 원 정도만 쇼핑을 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 또한 전했다.
또다시 스쿠터에 몸을 실은 육종완이 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이동한 곳은 한 시간 대여료가 만 오천 원인 장미여관의 연습실이었다. 멤버들과 전국투어 콘서트 연습에 열을 올리던 육종완은 "사람들이 장미여관을 많이 알아봐주긴 하는데 그래도 힘들다"고 여전한 금전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사실 홍대 인디계에 있는 다른 이름 있는 밴드들도 5명이서 벌이를 나눠먹기에는 빠듯하다"고 설명하며 "힘들 때 오로지 음악으로 버텼다. 아무리 힘들어도 음악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음악이 있었기에 녹록치 않은 서울 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습을 마친 육중완은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돼지 저금통과 맞바꾼 돈으로 닭 모래집 튀김과 영계, 반찬, 채소 등을 신나게 구입한 육중완은 자취 10년 차답게 돼지두루치기, 영계백숙 등을 능숙하게 요리했다. 이어 밥상 대신 맨 바닥에 요리를 놓고, 영화 '친구' 속 주인공들과 대화를 나누며 만찬을 즐겼다.
배를 두둑이 채운 육중완은 고향 부산으로 내려갈 설날 차편을 알아보던 중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육종완은 "으이구. 불쌍한 놈. 서울 엄청 줍지"라는 어머니의 말에 "집 엄청 따듯해"라고 거짓말을 했다. 점퍼를 입어도 한기가 스며드는 옥탑방임에도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
육종완은 "저희 부모님은 평생 일만 하셨다. 그런데 자식에 세 명이다 보니까 늘 아등바등하면서 지내왔다"며 "자식들이 다 커도 어떻게 해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니까 늘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최근 돈을 조금 벌면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렸는데 너무 뿌듯하다"고 밝히며 미소를 지었다.
잠자리에 누운 육종완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TV를 보던 중 속옷을 판매하는 홈쇼핑 채널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어 "외로움을 많이 타냐?"는 제작진의 물음에 "30대 초반 까지는 외로움을 몰랐다. 그런데 이상하게 30대 중반이 되니까 사람을 찾게 되더라"라고 고백한 후 잠을 청했다.
이날 방송에서 육중완은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그의 옥탑방 라이프는 수많은 젊은 자취인들의 공감을 샀다. 이에 방송 후 각종 SNS에 "내 모습을 보는 줄 알았다"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좋은 날 오겠지" "지금의 고생도 나중에는 추억이 될 거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거 같아서 힘이 난다"라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옥탑방 라이프를 공개한 육중완.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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