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최근 프로농구에서는 문경은 감독(서울 SK 나이츠), 유도훈 감독(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등 젊은 감독들의 약진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신선우 전 SK 감독을 비롯한 베테랑 감독들을 밀어내고 명장의 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12~2013 시즌을 앞두고 김동광 감독이 방송 해설위원에서 현장에 복귀한 것은 의미가 컸다. 젊은 감독들이 자리를 잡아나가는 중에 김 감독은 코트 밖에서 돌아오며 리그의 최고령 감독이 됐다.
우리나이로 예순이 된 김 감독에게 현장 복귀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더군다나 당시 삼성은 전 시즌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었다. 리빌딩을 하는 동시에 농구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도 내야 하는 중책이 김 감독의 어깨 위에 놓였다.
삼성 입장에서 김 감독을 낙점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팀을 빠르게 재건해 나갔다. 모비스나 SK 같은 강팀들에 견줄 수는 없었지만,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접전 상황에서 조금씩 승리를 쌓아 나간 삼성은 꼴찌에서 6강을 놓고 경쟁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결국 일부 팀들의 고의 패배 논란 속에서도 정도를 걸은 김 감독의 삼성은 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4강을 노리겠다던 김 감독의 2번째 도전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김 감독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은 삼성을 힘들게 했다. 결국 수차례 긴 연패에 빠지기도 했던 삼성의 성적부진 속에 김 감독도 자진사퇴를 결심했고, 삼성의 총감독으로 고문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됐다.
이번 시즌 "수비는 열정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김 감독의 도전은 자진사퇴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젊은 감독들 사이에서도 돋보였던 승부사 기질과 열정으로 만든 과정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김상식 대행-이상민 코치 체제로 남은 시즌을 운영하기로 한 삼성이 김 감독의 뜻을 이어받아 유종의 미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김동광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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