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두산 내야수 고영민(30)은 '2익수', '고제트'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후반 국가대표 2루수는 고영민을 위한 자리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고영민은 폭넓은 수비 범위로 이따금씩 외야수가 잡을 공도 처리해내는 기지를 펼쳐 '2루수'와 '우익수'를 합쳐 '2익수'란 별명을 얻었다. 뛰어난 수비력을 보인 것이 마치 '가제트'의 만능팔을 보이는 것과 같아 '고제트'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러나 이후 고영민은 야구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2루수 자리는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 등 다른 선수들을 위한 공간이 됐다.
고영민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야수조 훈련에 나서고 있으며 "올 시즌에는 기필코 부활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고영민과의 일문일답.
- 지난 몇 년 간 크고 작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몸 상태는 지난 해와 비슷하다. 지난 해에도 크게 아팠던 곳은 없었다. 지난 해에도 그랬고 올해도 특별히 크게 아픈 곳이 없다. 지금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 올 시즌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 2000년대 중후반 맹활약하고 국가대표로 올림픽 금메달까지 수상하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부상과 부진이 찾아왔다. 그동안 2군에서 있었던 시간이 많았는데 지난 몇 년 간을 돌이켜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2군에 있는 자체가 많이 힘들었다. 경기 때 관중들이 많이 계시는 곳에서 야구를 하다가 2군에서 시합을 하다 보니 1군 생활이 많이 그리웠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1군에서 연락이 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을 때 내 뜻대로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을 보면서 혼자서 좌절하는 순간도 많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지난 시즌을 마치고 많은 고참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이제 야수진에서는 선참급이다.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들어왔다. 고참선수로서의 역할이 요구될 듯 한데 이에 대한 생각은.
"그동안 선수생활을 하면서 홍성흔, 이종욱, 손시헌 선배 등의 모습을 보면서 고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많이 보고 배웠다. 경기 때에도 좀 더 활기차게 그리고 선수들에게 격려도 많이 하면서 팀이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고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집중하면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잘 따라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 감독이 바뀌었지만 송일수 감독은 지난 해에 2군에서 많이 겪어 봤을 것이다. 본인이 느끼기에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2군에서 경기를 나갈 때에도 감독님보다는 내 야구, 내 자신의 야구에 집중하려 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어떤 분이고 어떤 야구를 하시는 지에 대해서는 100%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기를 할 때 나태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매우 엄하시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프로 선수 본분에 대해서 많이 강조를 하신 부분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매우 섬세하시고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으시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가 잘 해서 팀과 감독님께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올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는.
"올 시즌 목표는 하루 하루 나의 할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매일같이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 매일같이 즐겁게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으로 믿기 때문에 목표는 하루 하루 열심히 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올 시즌은 절치부심의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
-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팬들 또한 안타까워했다. 그 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항상 팬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2군에 있을 때에도 항상 용기를 주시던 팬들께 보답하는 길은 야구를 잘 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만큼은 남다른 각오로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니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 이제는 어엿한 가장이다.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물론 와이프에게 가장 미안했다. 2군에 있으면서 내가 집에 들어갈 때면 인상도 많이 쓰고 심기가 불편할 때가 많았었는데도 항상 와이프가 밝게 대해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군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다. 집에는 아들 태원이도 기다리고 있는데 올 시즌에는 심기일전해서 예전의 모습을 다시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가족들은 지금껏 해온 대로만 해주면 고마울 것 같다. 나만 정신차려서 똑바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올 시즌에 임할 생각이다. 그 동안 참아 준 가족들에게 고맙고 올 시즌에는 기필코 부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영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