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2연패. 윤호영이 구세주로 합류한다.
동부가 28일 KGC인삼공사에 패배하면서 올 시즌 두번째로 12연패를 맛봤다. 9승 30패. 39경기서 12연패를 두 차례 당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구단 역사상 최다연패. 동부로선 치욕이다. 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15경기 남은 상황. 6위 오리온스에 무려 8.5경기 뒤처졌다. 현 시점에선 4경기 앞서간 9위 KGC를 따라잡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동부는 이대로 물러서야 하는 것일까. 마지막 자존심을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최후의 카드가 남아있다. 윤호영의 복귀다. 윤호영은 29일 상무에서 제대한다. 동부는 올 시즌에 들어가면서 윤호영의 로스터를 비워놓았다. 윤호영은 31일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서 동부 복귀전을 치른다. 이충희 감독은 “호영이가 들어오면 골밑이 좀 더 안정될 것이다”라고 했다. 매우 단편적인 말이다. 좀더 파고들 필요가 있다.
▲ 김주성-윤호영-더니건 삼각편대
동부가 크리스 모스를 내보내고 허버트 힐을 재영입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클 더니건을 데려온 건 골밑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키스 렌들맨은 아무래도 골밑 득점력이 떨어진다. 더니건 역시 최근 득점력이 떨어진 상태였으나 로 포스트에서의 무게감은 확실했다. 특히 더니건은 시즌 아웃 된 이승준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줄 수 있는 카드다. 이승준의 공격 파괴력은 메우지 못해도 수비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도 남는다. 더니건의 수비력은 국내 외국인 빅맨 중 최고수준이다.
김주성도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주성은 KGC전서 24점으로 분전했다. 확실히 전성기 같은 몸놀림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탁월한 농구센스를 바탕으로 공수에서 중심을 잡는다. 김주성의 최대장점은 어떤 빅맨들과도 좋은 궁합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격력이 좋은 빅맨과 함께 할 땐 2선에서 수비에 치중하고, 수비력이 좋은 빅맨과 함께할 땐 하이포스트까지 범위를 넓혀 공격하고 동료의 컷인 찬스를 본다. 현재 더니건은 후자다. 김주성이 24점을 기록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이승준마저 빠진 상황에서 김주성의 득점가담이 없다면 가뜩이나 떨어지는 동부 경기력은 더 떨어진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김주성을 힘들게 한다. 김주성은 올 시즌 거듭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아픈 곳이 없다고 해도 35세의 나이로 36분53초를 뛰는 건 쉽지 않다. 당연히 누군가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대안은 윤호영이다. 윤호영은 3~5번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김주성과 하이-로 게임도 가능하고, 김주성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김주성이 벤치에서 쉬는 동안 윤호영이 김주성의 기본적인 역할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김주성, 윤호영, 더니건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기본적으로 좋은 궁합을 발휘할 수 있는 조합이다. 최악으로 추락했던 골밑 수비력이 좋아질 여지가 있다.
▲ 세부적인 약점 보완책은
중요한 건 세부적인 약점을 가다듬는 것이다. 동부는 상대 매치업에 따라 세 사람을 동시에 내보낼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아무래도 스피드는 살짝 느려진다. 윤호영의 스피드는 빠르지만, 김주성은 예전 같은 기동력은 아니다. 더니건 역시 빠른 트렌지션에 특화된 빅맨은 아니다. 결국 가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지현, 박병우, 박지훈 등이 빅맨들을 어떻게 이끄느냐가 중요하다.
동부는 이런 부분이 썩 좋지 않았다. 가드와 센터가 겉도는 느낌이었다. 베테랑 박지현은 스피드도 여전히 준수하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한다. 그러나 박병우, 박지훈, 두경민은 박지현의 체력 부담을 덜어내지 못할뿐더러 경기운영 분담도 버거워 한다. 때문에 동부는 박지현이 주춤할 경우 경기력 자체가 주춤하는 경우가 있다. KGC전서도 그랬다. 이는 빅맨들에게도 부담을 주는 대목이다. 가드들이 제 때 볼을 넣어주지 못하면 불필요한 움직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충희 감독은 “외곽이 너무 안 터진다”라고 했다. KGC전서도 14개의 3점슛 중 2개만을 넣었다. 골밑과 외곽의 조화를 위해선 당연히 외곽이 터져야 한다. 그게 골밑 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윤호영의 복귀로 골밑이 더욱 강해진 상황. 외곽슛 찬스도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외곽슛이 좋은 두경민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해법 중 하나다. 두경민은 이날 14점을 뽑아냈다. 동부는 윤호영의 복귀로 전체적인 조직력과 세밀한 움직임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동부가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기도 하다.
[윤호영(위), 동부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원주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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