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이제 쉽게 지지 않는다. 끈질긴 팀으로 변모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올 시즌 시범경기를 4승 4패 4무, 정확히 5할 승률로 마쳤다. 9개 팀 중 5위다. 전력 보강 요인도 확실했고, 더 끈끈해졌다. 12차례 시범경기를 통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2차례 무승부도 9회 터진 동점포 2방으로 만들어냈다. 지난 19일 3-5로 뒤진 9회말 2사 1루서 김회성의 투런포가 터졌고, 21일 두산전서도 9회초 2사 1루에서 펠릭스 피에의 동점 투런포로 거의 넘어갔던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
팬들이 끝까지 기대하도록 만들었따는 자체로 큰 수확이다. 지난해에는 한화가 2점 차로 뒤진 9회, 2사 1루 상황에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시범경기를 통해 패배의식까지 떨쳐냈다. 김태균은 지난해 막판 "팬들이 내년을 기대하게 만들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과정이 무척 순조롭다. 오프시즌 FA 영입을 통해 전력을 보강한 데 이어 시범경기에서 달라진 경기력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시범경기 12경기에서 4승 7패 1무로 최하위에 그쳤다. 상황은 올해보다 훨씬 나빴다.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실책 개수도 13개로 적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실수는 더 많았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떠난 마운드도 문제였고, '기동력 부재'라는 확실한 약점을 메우지 못했다. 시범경기 초반에는 1승 6패 1무까지 몰리기도 했다. 정규시즌에는 개막 13연패 늪에 빠지며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올해는 시범경기부터 기대할 만한 요소가 꽤 된다. 팀 평균자책점은 4.11(105이닝 48자책)로 9개 구단 중 LG와 함께 공동 1위다. 지난 16일 LG전(12실점), 18일 넥센전(7실점), 22일 롯데전(8실점)을 제외하면 모두 5실점 이내로 막았다. 초반 5경기를 치른 상황에서는 팀 평균자책점 2.72로 잠시 이 부문 단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타자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전체적으로 팀 평균자책점이 높아졌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선발진도 앤드류 앨버스와 케일럽 클레이, 송창현과 유창식까지 1~4선발을 확정했다. 마무리는 송창식과 김혁민 더블 스토퍼 체제다. 5선발은 윤근영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송창현과 윤근영은 지난해와 견줘 한 단계 발전한 모습으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루키' 최영환은 7경기 평균자책점 1.17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시범경기 중반까지 고전하던 송창식은 21일 두산전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우려를 씻어냈다. 송창식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위는 의미가 있다"며 "내용 자체가 작년과 다르다. 선수들도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외국인선수들도 같이 잘 어울리며 열심히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지난 아픔을 씻어내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무척 강하다. 한화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중 4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올해는 적극적인 전력 보강과 내부 경쟁을 통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진행은 "몇 년간 우리 팀 성적이 안 좋았다"며 "올 시즌은 한화가 좋았을 당시 모습으로 변하는 한 해가 되도록 나부터 매 경기 집중하겠다. 올해를 발판삼아 팀이 치고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시범경기 성적이 아닌 내용이 달라졌다는 게 중요하다. 적어도 지난해처럼 어이없는 실책과 폭투 등으로 경기를 넘겨주진 않는다. 외국인선수들도 점차 팀에 적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패배의식을 떨쳐냈다는 점이다. 김응용 감독도 '5할 승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달라진 한화의 2014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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