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나외환이 어떻게 바뀔까.
여자프로농구 FA 시장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박하나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원 소속구단 하나외환에 2억1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결국 박하나는 3년 2억1100만원에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하나외환은 대신 KB와의 계약이 결렬된 정선화와 2년 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박하나를 내보내고 정선화를 데려온 하나외환. 비 시즌 변화 폭이 크다. 전임 조동기 감독, 김희선 코치와의 계약이 만료되자 박종천 감독, 신기성 코치 체제를 출범했다. 그리고 주전 슈팅가드를 삼성생명에 내주고 KB의 주전센터를 데려왔다. 선수이동 폭이 크지 않은 여자농구서 이 정도 변화는 굉장히 큰 것이다. 2013-2014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하나외환으로선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했다.
▲ 전력 개편 마무리
공식적으로는 전력 개편이 끝나지 않았다. 박하나는 2013-2014시즌 공헌도 20위였다. WKBL 규정상 하나외환은 박하나의 직전 시즌 연봉 100%인 7500만원 혹은 보호선수 5명(박하나 포함)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을 삼성생명으로부터 받는다. 반대로 하나외환 역시 KB에 정선화의 직전 시즌 연봉 100%인 2억2000만원 혹은 보호선수 5명(정선화 포함)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결국 삼성생명에서 1명을 받아야 하고, KB에 1명을 내줘야 한다는 의미. 아직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 허윤자 역시 거취가 결정돼야 한다.
사실상 하나외환의 전력 개편은 마무리 됐다. 삼성생명의 전력은 하나외환과 마찬가지로 그리 강하지 않다. 보호선수 5명을 제외하면 하나외환의 전력을 크게 업그레이드 할 선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 하나외환 역시 KB에 1명을 내줘야 하는데,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묶으면 사실상 전력 출혈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FA 2차협상서 구단들이 허윤자를 외면한 건 이유가 있다. 허윤자는 매우 건실한 인사이더다. 리바운드 사수 능력은 타고났다. 하지만, 양쪽 무릎이 좋지 않다. 때문에 최근 1~2시즌 기량이 조금씩 하락한 게 사실이다. 나이도 35세로 적지 않다. 결국 허윤자는 하나외환과 많지 않은 금액에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외환이 허윤자를 끝내 외면할 경우 허윤자는 갈 곳이 없다.
▲ FA 계약 실질적 득실관계
결국 박하나를 내보내고 정선화를 영입한 모양새다. 겉으로 봤을 땐 가드진이 약화되고, 인사이드가 보강된 듯하다. 좀 더 파고들 필요가 있다. 박하나는 신세계 시절부터 2번으로 중용됐지만,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성장이 더뎠다. 그러나 정선화는 KB 부동의 주전센터였다. 지난시즌을 부상으로 통째로 날렸을뿐, 국가대표 경력도 있는 검증된 빅맨. 정선화는 준수한 골밑 장악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지녔다. 기복이 심하고 파울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허윤자다. 허윤자가 FA 3차 협상서 하나외환과 재계약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허윤자는 지난 시즌까지 나키아 샌포드와 함께 주전으로 뛰었다. 평균 27분 출전. 무릎 상태를 감안하면 확실히 무리했다. 그런데 정선화의 백업으로 뛸 경우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무릎 관리도 용이해지면서 집중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정선화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는 요긴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의미. 외국인 선수까지 가세할 경우 하나외환의 골밑은 꽤 두꺼워진다.
박하나의 공백은 그리 크지 않다. 하나외환은 김지현을 비롯해 신지현 강이슬 김이슬 등 가드 유망주가 수두룩하다. FA 보상절차에 따라 이들 중 1명이 KB에 가야할 수도 있다. 1명을 내준다고 해도 크게 손해볼 건 없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하나외환이 FA 시장에서 남는 장사를 했다. 다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쉰 정선화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정선화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다면 하나외환은 다음 시즌에 확실히 강해질 수 있다.
박종천 감독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박 감독은 2002년 현대 감독 이후 12년만에 여자농구로 돌아왔다. 박 감독은 LG와 전자랜드서는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 감독이 어떤 농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하나외환의 색깔이 확 달라질 수 있다. 하나외환은 성장해야 할 유망주가 많다. 박 감독은 이들을 제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부턴 박 감독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나외환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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