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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마동석이 드디어 김기덕 감독과 손을 잡았다.
그동안 여러 번의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던 두 사람이 영화 '일대일'에서 만나게 된 것. 김기덕 감독은 마동석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스크린에 구현했고, 마동석은 김기덕 감독을 만나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혀 나갔다.
마동석은 김기덕 감독의 20번째 영화 '일대일'에서 7명의 그림자들을 이끌고 있는 그림자의 수장인 그림자7 역을 맡았다. 세상의 부조리에 반기를 들었을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해 거침없이 직언을 던지는 인물로, 폭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아픔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극 중 등장하는 대사처럼 "잔인한데 슬픈" 사람이 바로 그림자 7이다.
마동석은 그림자 7에 대해 "중심을 잡아가는, 느낌이 좋은 캐릭터"였다며 "변신을 거듭하고 다채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본인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진 혁명가 같은 사람이다. 방법이 잔인한 일종의 테러리스트 같은 사람이기도 하다. 예전 영화에서 보던 캐릭터들과 느낌이 달랐다. 난 자연스럽고 실제 같은 연기와 캐릭터를 선호하는데 이번 역은 약간 판타지적인 인물이었다.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걸 내 얼굴로 표현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림자 7은 김기덕 감독이 표현하려는 바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인물인 만큼 연기하기 까다로운 캐릭터였다. 연기를 잘 해야 하지만 또 잘 하면 안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공존했다. 배우로서 고민이 되고, 표현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마동석은 "그림자 7은 복합된 캐릭터다. 옷을 갈아입고 여러 명의 상징적 인물들을 연기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설득이 되게끔 연기해야 했다. 극 중 그림자 7이 연기를 너무 잘하면 연기자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연기를 못 하게 되면 극 중 그림자 7을 마주한 사람들이 실제 상황이라고 믿지 못할 게 아닌가. 분명 영화 속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그림자7인데 다른 옷을 입었다고 해서 사람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그 선을 맞춰가며 연기하는 게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다. 마동석은 열흘 동안 진행된 촬영에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자신을 내던졌다. 김기덕 감독의 다른 영화들과 달리 방대한 양의 대사들이 있었고, 이마저도 유동적이었기 때문에 잠을 잘 시간을 쪼개가며 대사를 외우는 건 기본이었다. 심지어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였다. 현장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마동석이었지만 김기덕 감독에게 대사를 손쉽게 바꿔주길 요구하기 보다는 영화가 가진 의미와 울림 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일단 소화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돌격했다. 그 결과 마동석의 입을 통해 김기덕 감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상당 부분을 관객에게 전할 수 있었다.
마동석은 "'일대일'은 세계적인 거장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며 "감독님의 개인적인 견해도 있지만 영화가 가진 또 다른 의도도 있다. 영화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살인 용의자 7인과 그림자 7인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마동석, 김영민, 이이경, 조동인, 테오, 안지혜, 김중기, 조재룡 등이 출연했다. 한 여고생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으며, 상하관계에 따른 인간 군상의 모순을 통해 이 영화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오는 22일 개봉.
[배우 마동석.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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