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수 고민이 깊어진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 선발을 위한 기술위원회가 16일에 개최된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6월 초에 예비엔트리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동안 류 감독이 취재진에게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예비엔트리를 비교적 풍족하게 뽑은 뒤, 그 명단에서 최종엔트리를 선발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각 종목별 최종엔트리 제출 마감일은 8월 15일.
예비엔트리는 16일 기술위원회 직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발표된다. 예비엔트리가 선발되면 그때부터 최종엔트리 승선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엔트리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4명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야구 1군 엔트리 26명보다도 2명이 적다. 엔트리 경쟁은 매우 치열할 전망.
▲ 2% 부족한 후보들
류중일 감독이 줄곧 밝혀온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기준은 군필, 군미필 여부에 관계없이 최고의 실력을 지닌 선수, 그리고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선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점. 이 기준을 감안하면 대부분 야수 포지션은 후보가 넘쳐난다. 올 시즌은 타고투저 시대. 3할 타자가 즐비하다. 눈에 띄는 야수가 너무나도 많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포지션에 주전이 그려지는 게 사실. 그런데 포수의 경우 애매한 면이 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포수 지형도는 박경완-진갑용 체제서 강민호로 서서히 옮겨졌다. 강민호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최근 주요 굵직한 국가대항전서 주전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강민호가 지독한 부진에 빠졌다. 13일 현재 타율 0.216 7홈런 19타점. FA 75억원 대형계약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 강민호는 공격형 포수. 수년간 주전으로 뛰면서 수비력도 리그 정상급이지만, 아무래도 강민호의 메리트는 공격력. 지금 같은 공격력이 향후 1~2개월간 이어진다면 류중일 감독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강민호 역할을 분담할 포수가 많지 않다는 것. 올 시즌 강민호보다 훨씬 좋은 공격력을 뽐내는 이재원과 양의지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재원과 양의지는 상대적으로 국가대표 경험은 많지 않다. 그리고 강민호와 마찬가지로 공격형 포수. 류 감독은 상대적으로 공수 안정감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포수가 부족하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다.
▲ 포수가 AG 메달 색깔 정할 수도 있다
아시안게임 야구에 몇 팀이 참가하는지도, 팀들의 수준도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보다 좋은 수준의 팀이 나올 가능성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대만은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서 A급 멤버를 구성했고, 일본이 사회인 팀을 구성했지만, 그 수준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당연히 포수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 단기간에 팀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선 포수의 투수와 야수 리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훈련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정규시즌 중단 이후 단 2~3일의 연습시간을 갖고 곧바로 대회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세밀한 조직력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위기에 처했을 때 임기응변능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 역할을 포수가 풀어내야 한다. 과거 몇몇 야구인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당시 박경완의 타격감은 바닥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아우라는 대단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끈끈한 마운드를 리드한 박경완이 없었다면 한국 준우승은 불가능했다.
타고투저 시대. 현재 대표팀 선발 후보로 거론되는 대부분 투수들은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국제대회서 투수를 이끌 포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히 국제대회서 공격력이 전부가 아니다. 과거 박경완 진갑용 아우라가 그리운 시점. 이 고민은 한국야구의 포수기근 시대와도 맥이 닿아있다. 류 감독으로선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선택에 따라 아시안게임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도 있다.
[강민호(위), 박경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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