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너 절대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네 옆엔 내가 있다"
무언가 정신 없이 휘몰아치는 상황에서 때로는 잔잔한 위로가 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굵직하고 파격적인 소재 안에서 일상의 위로를 전할 때 그 파장은 더 크다. 그래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속 위로의 울림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시작은 파격적이었다. 이제까지의 드라마와 달리 과감한 19금 발언들이 이어졌다. 물론 예전에 비해 다수의 한국 드라마가 개방적으로 변하고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는 있지만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보다 더 솔직했다. 대사로써 표현 되기에 더 솔직하게 다가온 면도 있다.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일부 시청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괜찮아 사랑이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해 꼭 필요했던 부분. 극이 진행될수록 수위는 점차 낮아졌고, 시청자들 역시 초반 휘몰아친 솔직한 발언들이 왜 필요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19금 발언들이 휘몰아친 뒤엔 인물들의 트라우마가 휘몰아쳤다. 어린 시절 엄마의 외도를 목격한 뒤 성적 트라우마가 생겨 사랑을 믿지 못하는 지해수(공효진), 의붓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 장재열(조인성)과 죄를 뒤집어 쓴 뒤 동생에게 악을 품은 형 장재범(양익준), 이들의 어머니(차화연), 투렛증후군을 앓는 박수광(이광수) 등 모든 이들이 상처 입은 채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상처는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기 시작한 것. '괜찮아 사랑이야' 제목답게 모든 것이 괜찮아지기 시작했고 이는 사랑으로 감싸졌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 작고 큰 트라우마가 있는 만큼 극중 인물들의 상처는 시청자들에게 더욱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극 후반부 드러난 장재열의 트라우마는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주는 동시에 아이러니 하게도 잔잔한 위로를 줬다. 분명 장재열의 병은 주변 인물들에게 너무도 큰 상처와 슬픔을 주고 있지만 이를 보듬는 과정 자체는 가슴 따뜻한 잔잔한 위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재열이 한강우(도경수)에게 건넨 대사 속에서 더욱 빛났다. 장재열은 자신을 찾아온 고등학생 한강우가 과거의 자신, 또 다른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 자신에게 환시 증상이 있음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재열의 병을 먼저 알아챈 주변 인물들이 장재열의 병을 고치기 위해 티 나지 않게 노력하고 있는 것 역시 위로가 됐지만 장재열이 곧 자신인 한강우에게 전하는 이 말은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아 더 와닿았다.
"강우야. 너 절대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네 옆엔 내가 있다. 알지?"라는 장재열의 대사가 그것. 결국 혼자라 생각하며 아파하는 우리에겐 묵묵히 우리 상처를 보듬어주는 주위 사람들이 있고, 또 그 안엔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진정한 내가 있음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완벽한 듯 보이지만 불안정한 '괜찮아 사랑이야' 속 인물들의 트라우마는 현재 극에 달했다. 앞서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졌지만 당장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스키조를 앓고 있는 장재열의 트라우마가 드러나니 그 파장이 더 큰 것.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분명 안타깝고 상처 입고 있음에도 이와 동시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연출, 또 이를 표현하는 조인성 공효진 성동일 이광수 등의 진심 어린 마음 속 위로가 시청자들에게도 '절대 혼자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편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괜찮아 사랑이야' 13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