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아시안게임이다.
스페인 월드컵을 마친 남자농구대표팀. 이젠 인천 아시안게임 모드다. 6일 귀국한 대표팀은 9일 진천선수촌에 재소집됐다.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는 16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은 예선을 건너뛴다. 12강 풀리그부터 참가한다. D조의 한국은 24일 오후 6시30분 화성체육관에서 A조 2위와 첫 경기를 갖는다. 25일 오후 6시30분에는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12강리그 조별 상위 2팀이 다시 2개조로 나뉘어 8강리그를 갖고, 이후 4강 크로스토너먼트로 메달 색깔을 가린다. 한국은 이란, 필리핀, 중국과 함께 4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 강력한 이란과 필리핀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금메달은 쉽지 않다. 현재 아시아 남자농구는 이란이 명실상부한 최강이다. 월드컵서 클래스를 증명했다. NBA 출신 하메드 하다디는 어지간한 유럽 빅맨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준수한 골밑 장악력을 선보였다. 기술도 뛰어났다. 하다디가 중심을 잡은 이란은 월드컵서 1승을 거뒀다. 거의 매경기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개인기가 좋은 니카 바라미, 운동능력과 스피드를 갖춘 아살란 카제미 등 객관적 클래스를 볼 때 탈 아시아급이다. 정공법으로 이란을 잡는 건 쉽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윌리엄존스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이란에 연이어 패배했다.
필리핀도 부담스럽다. 그들이 실제로 아시안게임을 보이콧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NBA출신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라체가 뛸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그래도 필리핀을 쉽게 꺾는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은 지난해 필리핀 안방서 치른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서 패배했다. 필리핀 가드들의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물론 한국 빅맨들의 어설픈 스위치 수비가 화를 자초했다. 하지만, 한국이 필리핀에 더 이상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게 증명된 사건이었다. 필리핀은 윌리엄 카스트로, 제프리 첸 등 기술 좋은 선수가 즐비하다. 유재학 감독은 10일 전화통화서 “기술적으로 차이가 난다”라고 했다. 한국이 이란과 필리핀을 넘지 못할 경우 아시안게임 최소 은메달 확보도 쉽지 않다. 냉정한 현주소다.
▲ 베일에 쌓인 중국
복병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서 탈락했다. 스페인 월드컵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응하지 않았다. 대신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중국은 아시안게임서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1년만에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전력이 베일에 쌓였다. 중국은 남녀 모두 대표팀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때문에 자국에서 열리는 내년 남녀아시아선수권대회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아시안게임은 준비과정이다.
아시안게임 중국 남자대표팀은 전원 25세 미만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왕저린, 리무하오 등 지난해 인천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예전 중국대표팀보단 경험과 세기는 떨어진다. 그래도 중국농구는 유소년 시스템이 탄탄하고 저변이 넓다. 유 감독은 “기본적으로 높이가 좋아서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정확한 전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상대.
▲ 철저한 준비 필요성
결국 철저한 준비만이 살길이다. 12강 풀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100%. A조 2위(몽골 홍콩 쿠웨이트 몰디브 중 1개국)는 수월한 상대. 다만 두번째 상대 요르단은 조심해야 한다. 유 감독은 “요르단이나 카타르도 세기가 떨어질 뿐 기본 전력은 좋다”라고 경계했다. 그래도 객관적 전력상 우위인 건 사실.
한국이 D조 1위로 8강리그 H조에 안착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래야 C조와 E조 1위가 유력한 중국과 이란을 피한다. 이럴 경우 E조 2위가 유력한 필리핀과는 맞대결이 불가피하지만 가장 수월한 시나리오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에 일격을 당해 D조 2위로 8강리그에 올라갈 경우 중국, 이란과 G조에 묶여 4강 토너먼트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사실 대만, 일본, 카타르 등 8강리그서 만날 팀은 만만한 상대가 없다고 보면 된다.
최종 4강 토너먼트서는 중국 혹은 이란과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하다. 되도록 이란을 늦게 만나려면 12강리그서 D조 1위, 8강 리그서 H조 1위를 차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8강 리그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필리핀을 잡는 게 중요하다. 8강 리그서 필리핀에 덜미를 잡힐 경우 이란과 준결승전서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8강리그서 필리핀을 잡을 경우 준결승전은 중국, 결승전은 이란과 치를 가능성이 크다. 대진이 그렇다.
대표팀은 14일 KBL 경력 외국인선수 6명을 진천선수촌에 불러들인다. 과거와는 달리 포지션 별로 불러들인다. 스파링파트너의 중요성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부분. 유 감독은 “아시안게임 전까지 KBL 외국인선수들 외에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는 없다”라고 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서 맞붙을 국가들에 대한 전력분석, 월드컵서 드러난 기술과 전술적 약점 보완, 컨디션 조절 등 과제가 산더미다. 아시안게임은 경험이 아닌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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