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신 타이거스의 '끝판대장' 오승환(32)은 투구만 잘 하는 게 아니었다.
오승환은 지난 21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홈 경기에서 3-3 동점이던 9회초 등판했고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마무리지었다.
센트럴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는데 오승환도 예외는 아니었다. 9회말 2사 후 오승환이 타석에 들어설 차례가 왔고 한신은 연장전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오승환을 투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대타를 쓰지 않고 오승환을 타석에 내보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들어선 타석. 오승환은 후쿠타니 고지가 초구로 던진 148km짜리 직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중견수 방향으로 흘러갔다. 2루수가 잡아서 역동작으로 1루에 던졌지만 불안정했고 오승환은 1루를 밟았다. 내야 안타였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22일 안타를 친 오승환의 활약상을 보도하면서 "오승환의 안타란 예상치 못한 광경에 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한일 프로 10년째 경력인 그는 첫 타석에서 통쾌한 타구음을 보이며 끝내기 승리의 기회를 만드는 첫 안타를 쳤다"라면서 오승환의 안타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산케이스포츠'는 "오승환이 니시오카의 배트를 빌려 타석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순식간에 '10할 타자'가 된 오승환에겐 동료의 지원이 있었다.
니시오카 쓰요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내야수로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던 경력이 있다. 숱한 국제대회 출전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로 이승엽(38·삼성)과 김태균(32·한화)이 지바 롯데에서 뛸 당시 팀 동료로서 가까운 사이로 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1루에 진출한 오승환은 우메노 류타로의 타구가 투수 실책으로 이어진 사이 3루까지 진루, 끝내기 득점의 기회를 잡았으나 세키모토 겐타로가 2루 땅볼로 물러나 득점하지 못했다.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이번에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고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