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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레베카', 탄탄한 초연이 있었기에 재연은 더 단단해졌다.
뮤지컬 '레베카'는 사고로 죽은 전 부인 레베카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로맨스와 서스펜스를 결합해 그린 작품.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Daphe Du Maurier)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지난해 한국 초연 당시 뛰어난 작품성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연출상을 비롯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 등 작품성을 입증하는 핵심 부문에서 트로피를 수상했다.
초연이 탄탄했던 만큼 '레베카'는 재연을 기다리는 팬이 많은 작품 중 하나였다. 무대 장치는 물론 넘버, 연기, 스토리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구성이 관객들을 사로 잡은 것. 시작이 탄탄했기에 더 발전하고 단단해져 돌아올 '레베카'에 대한 기다림이 컸던 것은 당연하다.
그런 만큼 재연 '레베카'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초연에 충실하면서도 재연만의 탄탄함으로 돌아온 것이다. 초연 당시에도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던 무대 장치와 특수 효과는 변함 없이 화려하고 체계적이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작품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특수 효과들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인다.
매력적인 넘버 역시 변함 없이 귀를 즐겁게 한다. 전체적인 완급조절이 조화를 이루고 막심, 나, 댄버스 부인을 비롯 주요 인물들의 넘버 하나 하나가 귀에 꽂힌다. 듣기 편하면서도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을 고루 느낄 수 있는 넘버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힘을 싣는다.
'레베카'가 더욱 돋보일 수 있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힘이 크다. 젠틀한 영국 신사의 면모는 물론 레베카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의 혼란스러움을 보여주는 막심과 레베카를 향한 잘못된 집착을 보여주는 댄버스, 여리고 순수한 소녀에서 막심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사랑을 보여주는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나며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나가 보여주는 감정은 섬세하고 극적이다. 반호퍼
특히 초연 당시 댄버스 역으로 큰 인기를 모은 신영숙, 옥주현의 카리스마는 변함 없다. 소름 돋는 가창력은 무대를 꽉 채우고 관객들을 감동하게 만든다. 새로 합류한 리사 역시 탄탄한 초연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레베카에 스며들어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반호퍼 역 최나래, 김희원의 폭발하는 끼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레베카'는 초연의 탄탄함이 있기에 재연이 더 단단해졌다. 초연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되 새로운 배우들을 통해 신선함을 줬고,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이들이 모인 만큼 더욱 단단해졌다. '레베카'를 기다린 팬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한편 뮤지컬 '레베카'는 오는 11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레베카' 공연 이미지.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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