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주전으로는 들어가기 힘들죠.”
11일 오리온스-삼성 개막전이 열린 고양체육관. 최대 관심사는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한 이승현과 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준일의 맞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프로농구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 치고 얽힌 의미가 많았다. 역대 신인 1,2순위가 데뷔전서 맞붙은 기억은 거의 없다. 또한, 두 사람이 대학명문 고려대와 연세대 졸업반이라 10일 정기전서 맞붙었다는 게 특이한 점이었다.
두 사람은 양교에선 간판 빅맨. 두 사람 모두 서로 매치업 되면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좋은 활약을 선보였으나 팀 승리를 이끈 이승현의 판정승. 그리고 약 24시간만에 다시 맞붙었다. 좋은 컨디션일 리 없었다. 하지만, 프로에선 연전을 밥 먹듯 치러야 한다. 이날 보여준 두 사람의 경기력 역시 일종의 경쟁력이다.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 피로하다. 아직 제대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당분간 재석이 백업으로 4번에 기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리온스로선 이승현이 3번으로 뛰어야 포지션 밸런스 차원에서 좋다. 미스매치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추 감독은 이승현이 프로에 적응하기 전엔 익숙한 4번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이상민 감독은 “피곤하겠지만, 준일이가 승현이를 가장 잘 안다. 승현이가 나오는 걸 봐서 준일이를 매치업 시키겠다”라고 했다. 김준일은 일단 이동준 백업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진 못했다.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했다. 이승현은 1쿼터 1분 30여초 남기고 코트에 투입됐다. 2쿼터 3분38초를 남기고 골밑 컷인에 성공해 데뷔 첫 득점을 올렸다. 김준일은 전반전에는 득점을 신고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과제를 남겼다. 외국인 빅맨들을 상대로 밀렸다. 이승현은 리오 라이온스, 김준일은 트로이 길렌워터를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크게 인상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영향력이 미미했다. 김준일은 3쿼터서 첫 득점을 신고했다. 그러나 효율성은 떨어졌다. 하지만, 특유의 높이와 운동능력을 앞세워 블록과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이승현도 공 소유 시간이 길진 않았다. 그래도 스틸과 블록 1개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팀 공헌도를 쌓는 모습. 이승현은 4쿼터에도 리바운드와 득점에 간간이 가담했다.
두 사람은 올 시즌 최고신인이다. 그리고 오리온스와 삼성의 확실한 전력으로 녹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승현은 군입대한 최진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고, 김준일도 골밑에 힘을 보태야 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올 시즌부터 FIBA 룰로 바뀌면서 아마추어 무대와 환경이 많이 비슷해졌다. 하지만, 프로의 파워와 스피드는 대학과 차원이 다르다. 프로에선 세련된 스위치 디펜스도 필수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이런 부분들에서 시간을 갖고 적응해나가야 한다.
일단 첫 맞대결은 의미가 없었다. 이승현은 27분 36초동안 4점 3리바운드 3스틸 2블록, 김준일은 14분59초동안 4점 5리바운드1어시스트 2블록. 이승현은 10월 말 고려대 소속으로 전국체전에 참가한다. 실제로 경기는 뛰지 않기로 했지만, 벤치에는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리온스 관계자의 설명. 오리온스는 이승현 없이 3경기를 치러야 한다. 반면 김준일은 완전한 삼성맨이 됐다. 몸을 제대로 추스를 시간을 충분히 벌었다. 두 사람이 올 시즌 내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맞대결할 수 있을까. 두 사람과 두 팀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이승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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