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만하면 심각하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FA 계약이 2014 메이저리그 올해의 실패 5위를 차지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연일 추신수의 부진을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의 칼럼니스트 빌 매든은 30일(이하 한국시각) 2014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인물 10명을 선정했다. 현역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1위)와 크리스 데이비스(2위), 호세 몰리나(3위), 에드윈 잭슨(4위)은 물론 은퇴 선수인 호세 칸세코(9위)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추신수는 쟁쟁한 후보들 속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든은 '지난 겨울 최악의 FA 계약이 깨졌다(broken wishbone). 텍사스는 지난 12월 31세의 추신수와 7년 1억 3천만 달러에 계약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추신수가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슈퍼스타이며 1번부터 6번 타순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고 했다.
이어 '1년이 지난 지금 텍사스는 그들 스스로에게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묻고 있다. 추신수는 발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텍사스는 그를 트레이드하기도 쉽지 않은 계약에 낙심(disheartening)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추신수는 지난 8월 26일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을 마감할 때까지 123경기 타율 2할 4푼 2리(455타수 110안타) 13홈런 40타점, 출루율 3할 4푼을 기록했다. 7년간 1억 3천만 달러 계약을 안겨준 선수에게 기대한 성적과 거리가 멀었다. 볼넷 58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을 무려 131개나 당했다. 경기당 평균 1.07개의 삼진을 당한 셈. 특유의 선구안이 사라지면서 출루율은 1할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154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5리 21홈런 54타점 20도루, 출루율 4할 2푼 3리를 기록한 추신수는 텍사스의 확실한 리드오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섣부른 평가였다. 특히 출루율 3할 4푼은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 장타율도 3할 7푼 4리다. 홈런 13개를 때려내긴 했지만 소위 말하는 영양가는 없었다.
시즌 초반 추신수는 훌륭했다. 5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타율 3할 7푼, 출루율 5할을 찍었다. 시범경기 타율 1할 6푼 1리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했던 얘기는 쏙 들어갔다. 5월까지만 해도 삼진/볼넷 비율이 1.48(46/31)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아뿔싸. 6월 26경기 타율 1할 7푼 9리를 찍으면서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계속했다. 지난달 26경기 타율도 2할 1푼 9리였고, 8월 20경기 타율도 2할 3푼 8리로 마감했다. 발목 부상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뛸 기회조차 없었다. 올 시즌 도루 시도는 7차례뿐이고, 실패가 4개로 더 많았다. 특히 6월 이후 삼진/볼넷 비율이 3.14(85/27)에 달한다. 8월만 놓고 보면 7.25(29/4)로 그야말로 처참했다. 모두가 기대했던 '출루 머신'은 '삼진 머신'으로 전락했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올 시즌 추신수의 WAR(대체선수 승리 기여도는)은 -0.1이다. 쉽게 말해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2009년 5.5, 2010년 5.9, 지난해 4.2와 비교되는 수치. 풀타임 첫해인 2009년 이후 WAR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추신수의 자리에 마이너리그 선수를 투입하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내년 시즌 추신수의 예상 성적을 타율 2할 6푼 4리 16홈런 62타점 출루율 3할 6푼 9리 장타율 4할 1푼 7리, 77볼넷-137삼진으로 예상했다.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지만 이 성적도 혹평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오프시즌에는 '텍사스가 아오키 노리치카(캔자스시티), 저스틴 업튼(애틀랜타) 영입이 유력한 구단이다'는 칼럼이 나오기도 했다. 추신수가 제 몫을 했다면 쏙 들어갈 얘기들이다.
어찌됐든 현지 언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추신수의 FA계약 첫해 부진을 질타하고 있다. 지역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도 지난 27일 텍사스의 올 시즌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2위로 추신수를 꼽았다. '출루 머신'이 삼진으로 돌아서기 바쁘니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질타에는 다 이유가 있다. 추신수는 현재 팔꿈치와 발목 수술을 마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부상 때문'이라는 동정론도 없다. 오직 실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추신수의 내년 시즌이 더 주목된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