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의식변화가 중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2015시즌 스피드업 강화 규정을 발표했다. 우선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을 2분45초서 2분30초로 단축한다. 그리고 타자 등장 시 BGM은 10초 이내로 한다. 타자는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와야 한다. 위반 시 구심은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구심은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 요청을 불허한다. 또,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대회요강에 명시된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제외)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둬야 한다. 위반 시 구심은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그리고 타자는 볼넷이나 사구시 뛰어서 1루로 출루하고, 각종 보호대는 1루에 출루한 후 주루코치에게 전달한다. (부상시 제외) 마지막으로 감독 어필 시 수석코치 동행을 금지하고, 위반 시 해당 코치를 퇴장시킨다.
▲야구가 너무 늘어진다
2014시즌 평균 경기시간(포스트시즌 제외)은 3시간 24분. 2009년(3시간 22분)을 넘어선 역대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장시간. 국내야구는 2012년 3시간6분까지 경기시간을 줄었다가 지난해 3시간20분으로 늘어나더니 올 시즌 4분이 더 늘어났다. 흥미로운 경기도 있었지만, 지루한 경기도 많았다. 메이저리그서는 무조건 3시간 이내에 경기를 끝내는 걸 목표로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프로야구를 아주 오랫동안 운영해보니 3시간을 넘지 않아야 대체적으로 팬들의 만족도가 최고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
올 시즌은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다. 자연히 경기 시각이 늘어졌다. 투수들이 타자들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극한의 타격전이 지속됐다. kt가 가세한 내년 시즌에는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아무래도 kt 전력이 다소 약하기 때문에 극한의 타격전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마운드가 필연적으로 약한 팀들은 야구를 오래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점은 당장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경기진행 과정에서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벤치의 작전과 견제구가 많은 건 이해한다고 쳐도, 인터벌이 긴 투수들, 배터박스에서 자주 벗어나는 타자들이 많다. 자신의 테마송을 다 듣고 느긋하게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도 많다. 주자가 없을 때는 투수가 12초 내에 공을 던져야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땐 시간 제한이 없다. 메이저리그는 내년부터 투수가 20초 내로 공을 던지지 않으면 타자에게 볼을 선언하기로 했다.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KBO는 매년 스피드업 강화를 외친다. 구단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라운드의 선수단과 심판 모두 시즌을 치르면서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주자 없을 때 투구 12초룰, 투수교체 2분45초 이내 진행 등은 사실상 시즌 중반 이후 유야무야 되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3루 위투 금지로 투수들의 군더더기 동작이 줄었지만, 여전히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사인을 오래 주고 받는 투수가 있다. 타자들도 타석에서 군더더기 동작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
KBO가 이번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타자가 처음에 타석에 들어선 뒤 두 발 모두 절대로 배터박스를 벗어날 수 없다. 이것만 제대로 지키더라도 경기 시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야구 관계자는 “결국 의식 문제 아니겠나.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하다 보니 스피드업을 실천해야 한다는 걸 순간적으로 잊어버릴 때가 있다”라고 했다.
물론 경기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를 오래하더라도 질만 괜찮으면 개의치 않겠다는 야구 팬들도 많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좋은 품질의 경기는 3시간 안팎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메이저리그처럼 3시간 초반대로 떨어뜨리긴 어려워도, 의식의 변화를 토대로 점진적으로 경기 시간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KBO는 일단 내년에는 올 시즌보다 평균 10분 정도 줄이는 게 목표. 선수, 지도자, 심판 모두 스피드업에 협조해야 한다.
[국내야구장 전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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