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10개구단 마무리투수는 누구일까.
10개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초입을 지나고 있다. 감독들은 투수들의 훈련 페이스를 살펴보면서 올 시즌 마운드 운영 구상을 구체화할 시기다. 144경기 체제의 원년. 튼실한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부각되지만, 마무리투수의 중요성도 크다. 불펜이 약한 팀은 16경기 늘어난 장기레이스서 버텨낼 힘이 더 떨어지게 돼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발보다는 오히려 불펜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기도 했다.
올 시즌 10개구단 마무리투수는 누구일까. 몇몇 팀들은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실패를 겪었던 대부분 팀은 마무리가 공석이다. 순위싸움서 재미를 보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강인한 마무리의 부재였다는 의미. 감독들이 생각하는 풀타임 마무리투수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강력한 구위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대범함을 공통적으로 꼽는다.
▲사실상 확정
현재 10개구단 중 마무리투수를 사실상 확정한 팀은 넥센과 LG, KT 정도. 넥센과 LG는 이미 수년간 손승락과 봉중근을 마무리로 써왔다. 넥센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손승락을 중간으로 기용하기도 했고, 염 감독은 선발 가능성도 밝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한현희가 선발로 이동하면서 현실적으로 올 시즌에도 손승락만한 마무리를 외면하긴 어렵다.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4.33으로 치솟았지만, 3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검증된 마무리.
봉중근은 올 시즌 연봉 계약을 늦게 마쳤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훈련을 충실히 소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상문 감독도 봉중근에 대한 믿음을 전혀 거둬들이지 않은 상태. 한 때 선발 유턴설도 있었지만, 봉중근은 현재 스프링캠프지에서 새 구종을 익히는 등 마무리로서의 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KT는 상대적으로 불펜이 허약하다. 필승조 경험이 있는 투수조차 찾기 드물다. 조범현 감독은 김사율을 마무리로 사실상 확정했다. 김사율은 롯데 시절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두루 경험했다. 신생팀 특성상 마무리가 무너질 경우 팀 성적 자체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 경험 많은 김사율의 풀타임 마무리가 필요하다. 마무리를 맡을 경우 2012년 롯데 시절 이후 3년만의 복귀.
▲유력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사실상 유력한 팀도 있다. 대표적인 팀이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임창용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그러나 8년만에 돌아온 한국야구 수준은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 30대 후반의 나이. 특유의 뱀직구 위력이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건 확실했다. 9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흔들렸다. 류 감독은 이걸 간과하지 않는다. 일단 임창용이 주전 마무리로 유력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불안할 경우 안지만을 비롯해 대체자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SK 정우람도 마무리가 유력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우람은 SK 전력 플러스 요소. 그러나 김용희 감독은 정우람을 확실하게 마무리로 못박은 적은 없다. 정우람의 실전 공백을 분명히 감안해야 한다는 것. 그만큼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미. 실제 박희수라는 훌륭한 대안도 있다. 다만 박희수가 현재 SK 괌 재활캠프서 어깨 부상을 털어내는 과정에 있다는 걸 감안하면 정우람이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NC 김진성도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마무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올 시즌 마무리투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김진성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흔들렸던 게 사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김진성 외에 마무리 대안이 없다. NC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프리미엄이 사라진다. 토종투수들의 몫이 커진다는 의미. 당연히 마무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주공산
두산, 롯데, 한화, KIA는 아직 올 시즌 마무리 투수가 확정되지 않았다. 롯데(김승회), 두산(이용찬) 정도를 제외하고는 지난해에도 강력한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 올 시즌 도약을 위해선 강력한 마무리투수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 이 팀들은 공교롭게도 올 시즌 감독이 교체됐다. 새 감독의 마무리투수 기용 지론에 따라 마무리투수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의 경우 이용찬이 군입대하면서 김태형 감독이 노경은, 이재우, 이현승 중 1명을 마무리로 낙점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밝혔다.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고 경험이 많은 투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놓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마무리가 결정될 전망. 한화의 경우 권혁, 윤규진 등이 마무리투수 후보. 많은 투수를 상황에 따라 변칙적으로 기용하는 걸 즐기는 김성근 감독 스타일상 붙박이 마무리 투수 없이 시즌을 운용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와 KIA는 마무리 투수 후보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 전문가들은 올 시즌 두 팀을 KT와 함께 하위권으로 분류한다. 마무리부터 바로서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신임 이종운 감독과 김기태 감독의 올 시즌 운명 역시 마무리투수와 궤를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
[위에서부터 임창용, 손승락, 봉중근, 김진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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