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끝까지 갈 것 같다.
봄 농구 막차티켓 경쟁. 5라운드도 막판인데 여전히 안개 속이다. 끝까지 갈 것 같다. 전자랜드가 4일 극적으로 KCC를 잡으면서 단독 6위가 됐다. 그러나 7위 KT는 0.5경기 차에 불과하다. 심지어 8위 KGC인삼공사도 전자랜드에 3.5경기 떨어져있다. 현 시점에서 3.5경기는 작은 격차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KGC 기세가 나쁘지 않은 걸 감안하면 여전히 6위경쟁 사정권에 들어있다고 봐야 한다.
KGC에 6.5경기 뒤진 9위 KCC, KCC에 3경기 뒤진 최하위 삼성은 사실상 봄 농구는 물 건너갔다. 상위권의 경우 4위 LG는 5위 오리온스, 6위 LG에 불과 1~2경기 앞섰지만, 전력과 기세상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빅3(SK 모비스 동부)도 순위싸움 중이지만, 봄 농구 자체를 걱정하는 위치는 아니다. 3위 동부는 3경기 앞선 2위 모비스를 무리해서 따라잡을 생각은 없다. 현 플레이오프 시스템상 정규시즌 2위와 3위의 의미는 엄청나게 다르다. 그러나 동부가 안전운행을 선택하면서 1~3위 싸움은 김이 살짝 빠진 상태. SK와 모비스의 선두다툼도 6위 다툼처럼 치열하진 않다.
▲주춤한 전자랜드·KT
전자랜드와 KT의 올 시즌 행보는 인상적이었다. 시즌 초반 각각 9연패와 8연패를 겪으며 나란히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그러나 이후 곧바로 반등하면서 다시 4~5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비록 LG의 초상승세에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다툼을 하는 처지가 됐지만, 확실히 전자랜드와 KT는 갖고 있는 전력 그 이상의 힘을 실전서 발휘해온 팀들. 객관적인 높이 열세를 유도훈 감독과 전창진 감독의 철저한 조직력 농구로 최소화해왔다.
그런데 전자랜드와 KT는 시즌 막판 페이스가 완만하게 떨어지고 있다. 전자랜드는 5라운드 7경기서 3승4패로 좋지 않다. 실점이 80점으로 크게 치솟았다. 시즌 평균 74.1점보다도 약 6점 많다. 수비조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 4일 KCC전서도 막판 리카르도 포웰의 크레이지 모드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썩 좋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그동안 높이의 열세를 강력한 스위치 디펜스와 지역방어 등으로 메워왔다. 이 과정에서 이정제 정효근 등 신예급들을 발견했고 베테랑 이현호의 투지도 확인했다. 공격에선 부상 투혼 중인 정영삼의 정신력이 단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체력적 부담이 있는 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약간 응집력이 떨어진 모습. 가뜩이나 승부처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맛이 약간 부족한 전자랜드로선 전체적인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4일 KCC에 극적으로 승리하며 최근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털어냈다.
KT도 전창진 감독의 최근 발언대로 한계가 드러나는 모습. 5라운드 6경기서 2승4패로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 저득점 게임이 많다. 실점도 줄었지만, 공격력은 더 약해진 모습. 허리 통증으로 결장 중인 전태풍의 공백이 확실히 느껴진다. 시즌 중반까지 신바람을 냈던 이재도의 페이스는 확실히 약간 떨어졌다. 여전히 몸 상태가 정상과 거리가 있는 조성민의 부담이 커졌다. 김승원, 박철호 등 투지 넘치는 빅맨 자원을 발굴했다. 하지만, 골밑 장악력의 꾸준함이 있는 편이라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서 전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1승이 급한 시기지만, 몸이 너무 좋지 않아 5일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 결장한다. 전 감독은 KT 농구의 절반 그 이상. 팀 분위기와 응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KGC 막판 스퍼트
이런 상황서 KGC가 시즌 막판 기적을 노린다. 4라운드 막판 7연패 이후 4승2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오세근의 페이스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박찬희와 강병현 역시 마찬가지. 무엇보다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정현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된다. 이정현은 1일 동부전서 오심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어쨌든 KGC 전력을 완성시켜줄 확실한 슈터. 그동안 타 구단 감독들도 “KGC는 원래 8위에 있어선 안 될 팀”이라고 입을 모아왔다. 실제 라인업 자체가 국가대표급. 국내선수들의 페이스가 올라오면, 시즌 막판 기적을 이루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쨌든 5라운드서 빅3(모비스 SK 동부)를 모두 잡은 게 KGC로선 가장 큰 수확. 플레이오프에 대비,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KGC는 5일 오리온스전부터 조셉 테일러가 합류한다. 애런 맥기는 짐을 쌌다. 잠재적으로는 전력 보강 요소. 다만 두 시즌 전 오리온스서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 어차피 메인 외국인선수는 리온 윌리엄스라는 점에서 테일러가 직접적으로 KGC 전력 업그레이드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미지수다. 결국 KGC는 잔여 경기서 거의 전승을 거두고 전자랜드와 KT가 부진해야 대역전 6강행을 노려볼 수 있다.
최근 나란히 흔들렸던 전자랜드와 KT가 잔여 일정서 반등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최종 6라운드가 남아있는 만큼 재정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럴 경우 뒤처진 KGC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전자랜드와 KT가 크게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KGC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결국 전자랜드 KT KGC의 6라운드 맞대결서 6위 주인공이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위에서부터 전자랜드, KT, KG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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