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감독으로서 미안하죠.”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5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반에 비해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시즌 막판이 되니 그걸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신정자 영입으로 높이가 더 좋아졌다. 우리은행도 신정자, 곽주영이 동시에 뛰는 신한은행에 매치업상 밀리는 부분이 있다. 위 감독은 “확실히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빅 라인업의 약점은 외곽수비와 기동력. 신정자와 곽주영이 빅맨치고 기동력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박혜진, 이승아 등 젊고 빠른 선수들이 주축인 우리은행은 스피드 농구가 최대강점이다. 이 장점을 살릴 경우 신한은행 빅 라인업 위력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위 감독은 “지금 그게 쉽지 않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매치업 우위를 더블 팀 외에는 딱히 봉쇄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는 건 대표팀 후유증 때문이다. 우리은행 토종 주전 4명 모두 국가대표팀 붙박이가 됐다. 아시안게임 맞춤형 훈련을 하느라 비 시즌 체력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예년보다 빠르다. 정확히 말하면, 35살의 베테랑 임영희의 체력저하가 가장 눈에 띈다.
위 감독은 “영희가 요즘 많이 힘들어한다. 아무래도 나이를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대표팀에도 다녀왔고, 다른 젊은 선수들보다 체력 소모가 더 심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백업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은 팀 현실상 임영희의 출전시간을 아끼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최근 신한은행, KB 등 경쟁 팀들의 전력이 많이 좋아졌다. 최강 우리은행이라고 해도 쉽게 이기는 게임은 거의 없다.
위 감독은 “그런 점에서 감독으로서 영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주춤한 베테랑 임영희에게 조금의 불만도 없다. 위 감독은 “영희가 절대 힘들어하는 걸 티 내지 않는다. 득점은 많이 올려주지 못하더라도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많이 공헌하고 있다”라고 최고참을 감쌌다. 체력적으로 힘든데 내색하지 않고 팀 플레이에 충실한 모습이 고마운 것이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설욕했다. 임영희는 12점으로 제 몫을 했다. 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걱정했지만, 막상 우리은행은 후반 승부처에서 특유의 존 디펜스 프레스를 앞세워 체력전서 신한은행에 우위를 보였다. 임영희 역시 힘을 냈다. 박혜진, 이승아와 함께 존 프레스에 효율적으로 가담, 팀 공헌도를 높였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뛰는 베테랑 임영희. 그런 임영희가 고맙고 미안한 위성우 감독. 여전히 잘 나가는 우리은행 실체다.
[임영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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