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45) 신임 감독이 병마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광종 전 감독을 대신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솔직히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되어 얼떨떨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성적을 내야 이광종 감독님도 빨리 쾌차하실 거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신태용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며 27년 만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신태용은 A대표팀 코치로 2018 러시아월드컵 지역예선을 도울 예정이었지만 이광종 전 감독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아 갑작스럽게 올림픽대표팀을 맡게 됐다.
신태용 감독의 목표는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는 것이다. 내년 1월 카타르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23세이하(U-23) 챔피언십은 올림픽 예선을 겸하고 있다. 한국은 오는 3월 인도네시아에서 챔피언십 1차 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브루나이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예선을 통과하면 내년 카타르 본선에 참가할 수 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 일문일답.
- 이광종 감독을 대신해 올림픽대표팀을 맡게 됐다.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돼 얼떨떨하다. 하지만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광종 감독님께서 빨리 쾌차하셨으면 한다. 이광종 감독님께서 20년 가까이 유소년들을 키워내셨다.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갖고 계셨고 이번 올림픽도 감독님이 결실을 맺었어야 했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이 생겼고 후배로서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야 감독님께서 병마와 싸워 이겨내실 것이다.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
- 지휘봉을 맡게 된 정확한 배경은 무엇인가.
“올림픽대표팀에 대해선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임무는 슈틸리케 감독을 도와 월드컵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이번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나고 이용수 기술위원장에게 이광종 감독님의 몸이 안 좋다는 얘길 들었다. 백혈병이라는 얘기를 그때는 안 해주셨다.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다. 편안한 길을 갈 수 있었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 A대표팀 코치를 했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과의 소통도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선수들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오자마자 태국에 가서 선수들 파악에 중점을 뒀다. A대표팀에서 코치를 했고 슈틸리케 감독이 어떻게 A대표팀을 이끌어 갈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올림픽대표팀 운영에 있어서 서로 많은 의견을 나눌 생각이다”
- 갑작스런 감독 교체로 팀이 어수선하다. 어떻게 추스를 생각인가.
“이번에 가서 느낀 건 선수들이 상당히 착하다고 느꼈다. 중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 후 태국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이나 우승컵을 앞에 두고 이광종 감독님의 쾌차를 바라며 절을 하는 모습에서 선수들이 참 착하다고 생각했다. 또 착한 것과 별개로 경기장 안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 축구보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좀 더 창의력 있는 모습을 보이도록 만들어갈 생각이다. 예전보다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바꾸겠다”
- 내년 1월까지 어떻게 올림픽대표팀을 운영할 계획인가.
“이광종 감독님께서 올림픽을 나가기 위해서 기본 계획서를 다 짜놓으셨다. 이번에 태국에 가서 그것을 보고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일단은 3월 1차 예선을 통과하는 게 중요하다. 그걸 통과하면 2016년 1월까진 시간이 있다. 그 사이 소집과 합숙 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알아가면서 나의 색깔을 어떻게 입힐지 생각할 것이다”
- 2012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부담이 될 수 있을텐데.
“런던올림픽 때 홍명보 감독님이 동메달을 땄다. 아시아에서 큰 성과를 냈다. 나 또한 예전에 다음 감독은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게 내가 될 줄은 몰랐다. 일단 본선 진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은 3월 예선과 내년 본선이 먼저다. 본선에 가서 어떤 성적을 낼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 킹스컵을 직접 보면서 선수들의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나.
“사실 개성 있는 선수가 보이질 않았다. 나는 개성있는 축구를 만들고 싶다. 장단점 가지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도록 내가 노력해야한다. 선수들도 기죽지 않고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의 축구를 선수들에게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들은 못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강하지도 않다. 강한 개성 있는 선수가 만들어야한다”
- 17세부터 올라온 선수들이 많다. 선수 선발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내년에 리우데자네이루 본선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번 1차 예선을 할 때 30~35명 정도 코치진에게 보고를 받고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한 다음에 최종 발표를 할 생각이다. 실질적으로 모든 걸 돌아다니며 봐야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대학 선수권대회를 보고 나머지 부분은 기존 코치진과 이광종 감독이 가지고 계셨던 리스트를 가지고 되도록 많은 선수 소집해서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 즐거운 축구, 개성있는 축구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신태용 축구는 따로 있지 않다. 즐겁고 재밌게 이기는 축구 이것이 최고의 축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개개인 희생 끌어내 팀이 하나 되는 축구를 보여줄 것”
- 5개월 남짓 곁에서 지켜본 슈틸리케는 어떤 감독이었나.
“슈틸리케 감독은 소통의 길을 많이 열고 코치진이나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해서 어떤 것이 합당한지 판단했다. 그런 게 좋았다”
- 올림픽대표팀 코치진은 어떻게 꾸릴 것인가.
“기존 코치진 그대로 가기로 했다. 지금 코치들의 계약 기간 알지 못하고 이광종 감독이 힘들게 싸우고 계신데 내가 왔다고 모든 걸 바꿀 순 없다. 지금 코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같이 만들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슈틸리케 감독이 축하 인사를 하던가.
“슈틸리케 감독님한테는 보고를 못 드렸다. 비행기 타고 오면서 이용수 기술위원장님한테 생각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헤어진 다음에 다시 기술위원장님께서 태국을 갔다 오라고 하셨다. 결정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그래서 보고도 못 드렸다. 전화통화로만 축하한다. 갔다 와서 나보고 저녁을 사라고하셨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
- 내년 1월 챔피언십이 열린다. 본선에 나갈 확률은 어떻게 보나.
“올림픽 예선이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 8개 팀이 3장을 두고 경쟁할 것 같다. 나 또한 토너먼트 경험이 많았고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승은 한다 못한다 말할 수 없지만 3위안에는 반드시 들것이다. 2012년 동메달까지 땄는데 그 다음팀이 본선 못 나가면 축구 팬들에게 실망 줄 수 있다. 꼭 본선은 나가야한다. 준비 열심히 하겠다”
- 성남에서 신공축구로 유명했다. 대표팀과는 무엇이 다른가.
“젊은 친구들이 하고자하는 의욕이나 모습을 상당히 보기 좋았다. 힘든 상황에서도 단 1분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모습 좋았다. 나름대로 자신감 얻었다. 훈련할 때 모습이나 경기할 때 모습을 통해 내가 부족한 부분을 가르치면 훨씬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는 생각했다. 또한 수비수들이 신체적 조건이나 힘이 좋다. 일단 우리가 골을 먹지 않고 무실점을 하면서 2~3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 스스로 생각하는 신태용 감독의 강점은 무엇인가.
“코치를 하면서는 팔푼이였다. 선수들한테 분위기 메이커를 하기 위해서 무게보다 먼저 다가가서 선수들 눈높이보다 낮게 행동했다. 이제는 감독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강한 카리스마 보여줘야 한다. 물론 강한 카리스마는 휘어잡는 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요소요소 어떤 핵심주고 끌어갈지를 말하는 것이다”
-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놓고 경쟁할 8개팀은 어디인가.
“이번에 가서 코치진과 얘기했던 부분이다. 우리를 포함해 일본, 중국, 북한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이 강하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태국 A대표팀을 농락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또 중동에서는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이란 정도가 우리와 경쟁할 것으로 본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홈팀 카타르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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