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박노민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선수 중 하나다. 포수조와 야수조 훈련을 동시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홍백전과 연습경기서는 우익수와 좌익수로 나서며 외야수로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첫 홍백전서는 우익수로 나서 조정원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건져내기도 했다.
이러한 '멀티 포지션'은 선수들에게 하나의 생존 방법이다. 박노민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2004년 한화에 입단한 박노민은 지난해까지 통산 165경기에서 타율 2할 1푼 8홈런 36타점만을 기록 중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1군에 꽤 자주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난해에는 단 2경기 출전에 그쳤다. 퓨처스리그서는 63경기 타율 3할 2푼 1리 11홈런 39타점 출루율 4할 2푼 2리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포수는 물론 외야수와 1루수도 병행했다. 그가 외야에 서는 게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다.
박노민은 타격과 송구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투수리드와 블로킹에 약점이 있었다. 그런데 외야수로 뛰는 데 있어 강한 어깨는 더없이 좋은 무기. 포수와 외야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면 박노민의 활용도는 그만큼 넓어진다. 한 예로 일본에서는 다무라 다츠야(지바 롯데 마린스)가 포수와 2루수, 3루수, 아이자와 츠바사(히로시마 도요 카프)는 포수와 외야수, 1루수까지 소화 가능하다. 둘 다 팀에서 중용받고 있다.
한화 외야진의 현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이용규와 최진행은 오키나와에서 재활 중이고,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은 서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현재 고치 본진에서 훈련 중인 외야수는 김경언과 추승우, 송주호, 오준혁, 황선일, 장운호, 오윤까지 7명인데 현시점에선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외야 수비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박노민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포수치고 빠른 발을 갖춘 것도 플러스다. 박노민의 생각은 어떨까.
"외야수 수업은 내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매 순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전력을 구상한다. 김태균에게 3루 펑고를 쳐준 뒤에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김태균이 3루를 볼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비한 연습"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마따나 박노민이 외야수로 나갈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문제다. 박노민이 포수와 외야수를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 요즘 보니 괜찮게 하더라"고 말했다.
최근 타격감도 좋다. 전날 고치 시영구장서 열린 일본 시코쿠은행과의 연습경기에서는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8회말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5-5로 팽팽히 맞선 8회말 2사 1루 상황서 상대 투수 유키사다의 3구째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투런포로 연결했다. 8차례 홍백전과 한 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 8리(26타수 8안타) 3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5타점 모두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타격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현재 고치 캠프에는 쇼다 코조, 김재현, 이영우 코치까지 타격코치 3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노민은 코치진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그는 "코치님들께서 많이 조언해주신다. 훈련을 거듭하면서 타격에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노민, 프로 12년째인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지난달 28일 첫 홍백전서 외야 수비에 나선 박노민(첫 번째 사진), 2번째 홍백전에서 홈런을 터트린 박노민(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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