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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지런히 운동을 해야죠.”
KT는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 눈 앞이다. 전창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베테랑들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다. 송영진, 전태풍, 오용준 등을 적절히 기용하고 있다. 특히 전 감독은 22일 삼성전 직전 “요즘 용준이가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시즌 중반 이후 체력 과부하로 페이스가 급격히 저하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삼성전서도 20분간 9점으로 쏠쏠한 활약.
최고참 송영진은 2분44초간 출전, 단 1리바운드에 그쳤다. 이해가 된다. 최근 전 감독이 김승원을 적극 중용하면서 송영진의 팀내 비중을 약간 낮췄다. 또 송영진은 지난해 11월 21일 동부전 수비 도중 척추에 부상했다. 한동안 결장했고, 복귀 이후에도 제대로 뛰지 못했다. 사실 30대 후반에 들어선 송영진은 현역으로 뛸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아직 30대 중반인 오용준과는 상황이 다르다.
▲전태풍 향한 일침
아쉬운 건 전태풍. 전 감독은 “태풍이는 17분 정도 뛸 수 있는 체력”이라고 했다. 삼성전서 선발출전했다. 1쿼터 풀타임을 소화하며 5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 7분45초간 어시스트 2개 추가에 그쳤다. 이재도도 확실히 시즌 초반만 못하다. 전 감독은 전태풍을 길게 활용하고 싶어도 풀타임 소화가 불가능한 체력적 특성상 그렇게 할 수 없다. 결국 KT 가드진의 전체적인 운영이 쉽지 않았다. 올 시즌 부진의 한 가지 이유.
올 시즌 전태풍은 허리 부상에 시달렸다. 34경기 출전에 그쳤다. 평균 28분16초간 12.2점 3.0리바운드 4.0어시스트. 딜레마가 있다. 수비는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공격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무리한 슛 셀렉션과 잦은 턴오버로 좋은 흐름을 깰 때가 있다. 이젠 나이도 제법 많다. 예전과 같은 힘 있는 돌파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전태풍은 지난 시즌 도중 오리온스서 트레이드 됐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KT에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KT와의 계약이 끝나고 FA가 된다. 다음 시즌 행선지는 불투명하다.
전 감독은 “운동을 더 많이, 부지런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전태풍의 훈련량 자체가 적다고 콕 찍어서 말하진 않았다. 그러나 전 감독은 “베테랑들은 비 시즌부터 젊은 선수들보다 몇 배로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했다. 허리 부상 악재도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 실제 비 시즌 착실히 체력훈련을 하지 않은 선수는 시즌 중반 이후 표시가 난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주전 중에서 이런 케이스가 발생한 팀은 순위싸움서 타격을 입기 일쑤다.
물론 몸이 좋지 않아 비 시즌 재활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체력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다. 그러나 결국 시즌 막판 체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전 감독은 “베테랑들의 경우 몸이 아프기 직전 수준까지 충분히 훈련량을 소화하면 된다. 몸에서 아프다는 신호가 오기 때문에 애당초 오버워크를 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했다. 결국 비 시즌 몸이 받쳐주는 선에서 최대한의 훈련량을 소화해야 장기레이스를 버틸 수 있다는 의미. 대부분 감독이 동의하는 부분.
▲표명일, 조동현 케이스
전 감독은 동부 표명일 코치와 모비스 조동현 코치를 예로 들었다. 두 사람은 KT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표 코치의 경우 동부 시절부터 전 감독과 함께 했다. 전 감독이 KT로 이적하자 FA를 통해 KT로 따라갔다. 표 코치는 현역 마지막 2011-2012시즌에도 평균 14분31초간 뛰었다. 주전급 식스맨. 본래 공격력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았던 표 코치는 전 감독을 만나 공격은 물론, 경기운영에도 눈을 떴다. 또한, 조 코치는 2012-2013시즌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마지막 시즌에도 평균 21분간 뛰었다. 수비력이 탁월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현역 마지막 시즌까지 자기관리가 뛰어났다는 점. 특히 조 코치의 경우 고질적으로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꾸준한 재활과 운동으로 특유의 수비력을 유지했다. 전 감독은 “표명일, 조동현도 현역 막판 그렇게 운동을 많이 하면서 버텼다”라고 회상했다. 비록 지금은 상대 팀들의 코치로 일하지만, 전 감독은 두 코치를 베테랑들이 나아가야 할 표본으로 여겼다.
“누군가의 아버지 아니냐. 가족에게 떳떳해야 한다. 이대로 선수생활을 마칠 순 없는 것”이라고 말한 전 감독. 그는 베테랑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결국 베테랑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렸다.
[전창진 감독(위), 전태풍(가운데), 조동현을 격려하는 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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