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흐름과 의미가 바뀌었다.
2월 중순부터 한국 구단과 일본 구단들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 넥센 LG SK KIA 한화 등 국내 6개구단이 캠프를 차린 오키나와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미야자키에 있는 두산, 가고시마에 있는 롯데와 KT도 일본 팀들과 틈틈이 맞붙고 있다. 스프링캠프 한일리그는 2월 말까지 진행된다. 일본야구 시범경기가 시작하는 3월 초엔 국내구단들간의 연습경기가 대부분이다.
국내 구단들은 대부분 2차 스프링캠프를 일본 남부지역에 차린다. 지리적으로 국내와 인접하고, 연습할 수 있는 경기장이 많다. 또 일본 구단들은 모두 자국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자연스럽게 국내구단들과 실전 연습을 할 기회가 많다. 한국 구단과 일본 구단의 연습경기는 최근 3~4년 사이 급증했다.
▲일본 구단들의 자세가 바뀌었다
많은 야구관계자가 “일본 구단들이 한국 구단들과 연습경기를 하는 자세가 많이 바뀌었다”라고 입을 모은다. 4~5년 전만해도 일본 구단들은 한국 구단들과의 연습경기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2군 선수들을 내보내는 팀이 많았다. 한국야구를 한 수 아래로 보는 인식이 뚜렷했기 때문. 지금도 한국과 일본의 전반적인 프로야구 수준은 여전히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국야구의 객관적 수준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올라왔다. 일본 구단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 사이 한국 구단들에 망신을 당하는 케이스가 많아졌다. 때문에 최근 일본 구단들은 한국 구단들과의 경기를 성의있게 치른다. 한국 구단들과의 맞대결을 통해 전력을 제대로 정비하는 일본 구단이 많다. 특히 국내 최강팀 삼성은 일본 구단들에도 스파링파트너로서 인기가 좋다.
흐름이 달라진 증거. 올해 한일리그에 일본 구단이 공식적으로 2군을 내보낸 케이스가 그리 많지 않다. 세이부와 한신이 13일과 14일 한화를 상대로 2군을 내세웠고, 18일엔 요코하마와 니혼햄이 한화와 SK를 상대로 2군을 내세웠다. 20일엔 소프트뱅크가 두산을 상대로 2군을 내세웠다. 향후 잡힌 한일 연습경기에 일본 구단이 공식적으로 2군을 내세우는 경기는 사실상 없다. 이제는 일본이 한국 구단을 중요한 스파링파트너로 여긴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진화하는 스프링캠프 한일리그
27일 삼성과 소프트뱅크의 맞대결은 이번 한일리그 최대 빅매치. 양국 디펜딩챔피언의 맞대결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소프트뱅크의 치밀한 준비가 가장 눈에 띈다. 이 경기는 오후 1시에 시작하는 보통의 연습경기와는 달리 야간경기로 치러진다. 장소도 소프트뱅크 홈구장 후쿠오카 야후 돔. 정식으로 관중도 받는다. 당연히 입장료도 받는다. 소프트뱅크가 삼성전 중요성을 그만큼 크게 여긴다는 의미.
KBS N 스포츠는 이 경기를 직접 국내에 생중계한다. IPTV의 SPOTV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직접 현지 생중계한다. 일본 구단들도 스프링캠프 일정을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제작, 소비자들에게 판매 중이다. 여기에 한국 구단과의 연습경기가 더 많이 포함되면, 그 자체로 현지 팬들에게 더욱 큰 관심을 모을 수 있다. 한일리그 마케팅 효과 극대화 모델이 만들어진다는 의미. 나아가 국내 구단과 일본 구단들의 비즈니스 교류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
▲여전한 격차
국내구단이 일본 실업팀들과 맞붙은 전적까지 포함하면, 23일까지 10승10패1무로 팽팽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한국 구단들과 일본 구단들의 실력 격차는 여전히 발견된다. 유독 대패한 게임이 많다. KIA가 15일과 16일 야쿠르트와 라쿠텐에 3-14, 2-16으로 호되게 당했다. 한화도 18일 요코하마 2군에 2-18, 19일 니혼햄에 8-19로 무너졌다. 제법 난타전이 벌어졌지만, 두산도 20일 소프트뱅크 2군에 10점을 얻고 11점을 내줬다.
그만큼 투수들의 실력 격차가 크다는 의미. 실제 지난 몇 년간 국내 타자들의 수준이 일본은 물론, 메이저리그와도 수준 격차를 많이 좁혔다는 평가가 심심찮게 나왔다. 특히 한일 수준급 타자들의 경우 정교함, 파워 모두 국내야구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투수들의 경우 1군 내에서도 수준 차가 크다. 실제 삼성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팀이 5인 선발로테이션 운영을 버거워한다. 대부분 팀의 불펜 필승조가 구위, 제구 모두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맛이 떨어진다. 반면 일본 구단들의 마운드는 대체로 국내 구단들보다 수준이 높다. 국내 구단들이 일본 구단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여전히 배울 점이 많다.
[한일 스프링캠프 맞대결 장면(위, 가운데), 맞대결을 지켜보는 현지인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화 이글스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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