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김진성 기자] “3할, 35홈런, 100타점.”
넥센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올 시즌 내세운 목표다. 스나이더는 지난해 LG 대체 외국인타자로 뛰었다. 37경기서 타율 0.210, 4홈런 17타점에 그쳤다.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비롯한 포스트시즌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8경기서 타율 0.433, 2홈런 6타점.
단기전은 각종 데이터와 순간적인 임기응변능력이 집약되는 무대. 넥센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가 포스트시즌서 그 정도의 성적을 낸 걸 높게 평가했다. 또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서 렌즈를 교정하면서 공을 보는 눈을 향상시켰다. 교정된 렌즈를 끼고 풀타임을 치르는 스나이더. 넥센의 기대감은 높다.
▲스탠스 조정
막바지에 접어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스나이더의 방망이가 뜨겁다. 지난달 26일 삼성전, 27일 KIA전에 이어 28일 요코하마전서 연이어 홈런포를 가동했다. 26일과 27일 스리런포, 28일 투런포. 홈런 3방으로 8타점을 만들었다. 영양가 높은 한 방.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타자들의 맹활약을 100% 믿을 순 없다. 투수들도 각종 구종, 볼배합을 점검하는 시기이기 때문. 하지만, 스나이더의 묵직한 한 방은 이유가 있었다. 지난달 28일 기노완 구장에서 만난 그는 “스탠스를 바꿨다”라고 했다. 두 발의 폭을 약간 좁혔다. 그리고 오른발을 닫아놓고 치는 것에 집중했다. 오픈 스탠스에서 클로스 스탠스로 바꾼 것. 일반적으로 오픈스탠스는 몸쪽 공략에 강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바깥쪽 변화구엔 약점이 생긴다. 반면 클로스 스탠스는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스나이더는 “손의 위치도 약간 올렸다”라고 했다.
결국 정확성울 높이는 타격에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본적으로 파워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효과가 드러났다. 3경기 연속 홈런이 나왔다. 스나이더는 “바뀐 자세로 편안하게 스윙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내가 치고 싶은 공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변화구를 골라내고 자신이 생각한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타격하겠다는 의미.
▲3·35·100 그리고 박병호
스나이더는 “3할, 35홈런, 100타점이 목표”라고 했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미. 리그 최고 외국인타자로 우뚝 서고 싶은 포부. 스나이더가 올 시즌 사용할 홈구장은 잠실이 아닌 타자친화적인 목동이다. 그는 “잠실이냐, 목동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서든 그 정도의 기록을 낼 자신이 있다. 방망이에 공을 정확히 맞추면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스나이더의 호성적은 붙박이 4번타자 박병호와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올 시즌 스나이더는 5번타자가 유력하다. 상황에 따라 6번으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넥센 입장에선 스나이더가 박병호와 4~5번 쌍포를 형성해 강정호의 타격공백을 완벽히 지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지난해까지 박병호와 강정호는 4~5번 타순서 최상의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박병호는 이미 “스나이더가 잘 해주면 나에겐 좋다”라고 했다. 그래야 투수가 자신에게 정면승부를 펼칠 확률이 높기 때문. 스나이더 역시 박병호가 잘 쳐주면 타점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내가 잘 쳐야 박병호도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스나이더의 소망이 이뤄진다면, 넥센 타선의 화력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시도한 변화를 시범경기, 정규시즌을 거쳐 유지 및 보완하는 게 과제다.
[스나이더와 박병호(위), 스나이더와 넥센 선수들(가운데). 사진 = 일본 오키나와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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