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동부로선 김주성과 윤호영의 동반부활이 절실하다.
챔피언결정전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동부. 결과보다 내용이 더 좋지 않았다. 가장 아쉬웠던 건 동부전력의 핵심 김주성과 윤호영의 떨어진 내실. 1차전서 김주성은 32분57초간 10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2차전서는 17분45초간 4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윤호영도 1차전서 34분11초간 7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좋지 않았다. 2차전서는 33분29초간 17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그나마 이름값을 했다.
단순히 기록만 보면 김주성과 윤호영은 철저히 엇박자를 그렸다. 그러나 경기내용을 보면 그 이상으로 아쉬움이 있다. 결정적으로 김주성과 윤호영이 골밑에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지 못하면서 동부도 벼랑 끝에 몰렸다. 동부가 3~4차전 홈에서 반격하려면 두 사람이 엇박자 없이 동시에 부활해야 한다.
▲체력조절이 안 된다
김영만 감독은 정규시즌서 두 사람에게 25분~30분 정도를 뛰게 했다. 철저한 체력조절로 정규시즌 준우승까지 일궈냈다. 김주성은 올해 만 36세의 노장. 예전과 같은 스피드와 활동량이 나오지 않는다. 윤호영도 지난해 각종 잔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도중하차했다. 재활로 비 시즌 훈련량이 많지 않아 체력이 좋은 상태가 아니다.
문제는 매 순간이 승부처인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특성상 두 사람의 체력조절이 쉽지 않다는 점. 김 감독은 “20~25분 정도 뛰게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쉽지 않다”라고 했다. 확실한 건 후반전만 되면 두 사람의 위력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 동부가 4쿼터에 유독 득점이 감소하는 점, 턴오버가 속출하는 점 모두 두 사람의 체력저하와 연관이 있다. 심지어 김 감독은 김주성이 2차전 전반전부터 좋지 않자 3.4쿼터에는 아예 기용도 하지 않았다.
▲실전서 나타난 약점
정규시즌에도 김주성과 윤호영은 골밑에서 꾸준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많은 농구관계자는 “주성이와 호영이가 골밑에서 처절하게 몸싸움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두 사람은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골밑을 맡긴 뒤 외곽으로 빠져나올 때가 많았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도 이런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두 사람이 퍼리미터(자유투라인과 3점슛 라인 사이의 공간)로 어정쩡하게 빠지면서 외곽 공격수들과의 동선 문제가 발생했다. 효율적이고 확률 높은 공격이 되지 않는다. 골밑 수비 역시 약화된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힘에 부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골밑에서 나오는 게 습관으로 굳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두 사람이 마음을 먹고 나오거나 상대 높이가 약할 경우 적극적으로 골밑 공략을 한다. 하지만, 좀 더 꾸준함이 필요하다. 모비스에는 힘이 좋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함지훈이 버티고 있다. 함지훈의 경우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 컨디션이 급상승, 모비스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태고 있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골밑에서 치열하게 움직일 경우 결국 이들과 몸싸움을 통해 득점과 리바운드로 연결해야 한다. 더구나 어깨가 100% 상태가 아닌 사이먼이 1~2차전 라틀리프와의 1대1 매치업에서 미세하게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들의 체력은 너무 떨어졌고, 동부의 골밑 이점은 상쇄됐다. 모비스는 그만큼 편하게 승부할 수 있다. 1~2차전 김주성과 윤호영의 대부분 골밑 득점은 컷에 의한 받아먹기와 페인트존에서 던지는 중거리슛이었다. 모비스 수비에 실질적으로 타격을 안기는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도 “주성이와 호영이가 골밑에서 더 해줘야 한다”라고 아쉬워했다.
▲유재학 감독의 아쉬움
유재학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대표팀에서 주성이와 호영이를 지도해봤다. 체력이 좋은 선수들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베테랑 김주성의 경우 체력이 달리는 걸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아직 30대 초반인 윤호영에겐 “예전보다 확실히 슛을 많이 던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공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일단 체력적인 부담을 지적한 유 감독은 “오른쪽으로만 한다. 왼쪽(돌파)으로는 공격이 되지 않는다. 그게 안 되다 보니 (골밑을) 포기하고 (외곽으로) 돌아서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모비스는 윤호영의 약점을 알면서도 2차전서 17점을 내줬다. 하지만, 모비스 수비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히는 포스트업 공격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유 감독이 김주성과 윤호영을 손바닥 위에 놓고 훤히 들여다보는 상황. 모비스가 1~2차전을 손쉽게 이기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결국 동부로선 김주성과 윤호영의 3~4차전 부활이 절실하다.
[김주성(위), 윤호영(가운데), 김주성과 윤호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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