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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김강우의 별명은 ‘1미리’예요. 한치의 틈도 없는 완벽주의자라고 할 수 있죠.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끝까지 파고들어 결국 원하는 연기를 해내는 배우예요.”
상반기 최고 화제작 ‘간신’의 민규동 감독은 20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프리미엄 GV에 참석해 김강우와 주지훈의 연기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 감독은 “김강우는 시나리오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스타일인데, 처음에 광기에 물든 연산군의 캐릭터를 잡기 위해 호텔방에 혼자 들어가 소주부터 양주까지 다양한 술을 구비해 놓고 일주일간 틀어박혀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면서 “오랜 칩거 끝에 내게 오더니 5일 정도 지나니까 서서히 감이 왔다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반면 간신 임숭재 캐릭터를 맡은 주지훈은 정반대의 스타일로 연기하죠. 현장의 감각을 잘 살려내는 배우입니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짜릿짜릿 할 정도로 팽팽했어요. 제가 좋은 배우를 만났어요.”
21일 개봉한 ‘간신’은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영화. 여자를 징집하는 ‘채홍’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해 욕망과 권력욕의 파노라마를 강렬한 영상에 담아낸 작품이다.
“‘채홍’이라는 비극을 가져오다 보니까 영화를 통해 권력의 피해자인 민초들의 아픔을 정면으로 인지하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조선시대 홀로코스트’라는 관점을 가져가면서 지켜보기 힘든 현실은 외면해버리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를 끌고 가는 동력 중 하나는 ‘아이러니’다. 보기 불편한 장면에서 ‘얼씨구, 지화자’ 등의 판소리 창이 내래이션으로 등장한다. 한 개인의 일생이나 역사의 수레바퀴 역시 아이러니로 점철돼 있다.
“역사의 혹독한 순간을 어떻게 볼 것인지 고민하며 풍자와 해학을 끌어 들였죠. 판소리는 폭력의 카니발과 같은데 뜨거운 순간에 차가운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같이 다양한 소리를 입히려 했어요. 모두의 비극 속에서 간신만이 웃고 있는 아이러니와 함께 때로는 간신이 때로는 희생자가 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싶었습니다.”
민규동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 화두를 비밀과 상처라고 밝힌 적이 있다. 데뷔작 ‘여고괴담2’부터 7번째 장편 ‘간신’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두는 영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이 영화는 한국인에게 철저하게 잊혀진 연산군 시대 채홍의 ‘비밀’을 끄집어내 야만적인 폭력에 희생당한 여인들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간신’을 통해 권력의 허망함과 폐허의 끝을 보는 간신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깔깔거리다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 마음 속에 돌을 얹고 가는 불편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주변 분들과 영화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른쪽 민규동 감독. 사진 제공 = 수필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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