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2군에서는 성적이 좋았는데, 1군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 앞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 보이겠다."
1군 데뷔 첫 홈런이 연장 결승 투런포였다. 그것도 대타로 나서 때려낸 홈런이라 의미가 크다. 롯데 자이언츠 김주현이 또 하나의 육성선수 신화를 쓸 것인가.
김주현은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47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된 외야수. 그런 그가 프로 9년 차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해까지 1군 출전 경기 수가 11경기에 불과했고, 2008년 2경기에 나선 이후 2013년까지 1군에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KIA에서 방출된 뒤 2010년 롯데 육성선수로 새 출발을 다짐했고, 뒤늦게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도 매력이다.
올해는 다르다. 1군 주전 멤버는 아니지만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2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8리(22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출루율 3할 4푼 8리를 기록 중이다. 표본은 작지만 대타 타율도 5할이다. 롯데 관계자는 "퓨처스리그에도 타격 재능은 인정받은 선수"라고 말했다.
김주현의 존재감이 폭발한 건 전날(15일) 청주 한화전. 김주현은 양 팀이 10-10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14일에도 대타로 나서 좌전 안타를 뽑아냈던 김주현을 믿었다. 결정적 한 방을 터트릴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았으나 우려를 기우로 바꾸는 데 필요했던 공은 단 2개였다.
김주현은 한화 권혁의 2구째 바깥쪽 높은 141km 패스트볼을 그대로 받아쳤고, 가운데 담장을 넘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 이날 롯데의 12-10 승리를 결정지은 한 방이었다. 이 감독은 두 손을 번쩍 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주현의 한 방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주현은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올 시즌 퓨처스 49경기에서 타율 3할 3푼(112타수 37안타) 5홈런 31타점, 출루율 4할 1푼 8리를 기록했다. 1군 등록 직전 퓨처스 5경기에서도 타율 4할 1푼 2리(17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김주현이다. 한창 좋을 때 1군에 올라온 게 도움이 됐다.
김주현은 경기 후 "맞는 순간 넘어갈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홈런이 돼 놀랐다"며 "2군에서는 홈런을 쳐 봤으니 편안하게 스윙하려고 한 게 주효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았는데, 대타로 나와 좋은 결과를 내 기분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퓨처스리그에서 모토니시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며 "스윙을 크게 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힘이 좋으니 짧게 쳐도 멀리 나간다고 격려해주셨다.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부모님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 그간 해드린 게 없었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의 바람이다.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것. 김주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2군에서는 성적이 좋았는데, 1군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며 "앞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뒤늦게 1군에서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김주현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롯데 자이언츠 김주현.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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