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2이닝도 못 채우고 헤드샷으로 자동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이어 등판한 홍성민이 놀라운 호투를 선보이며 충격파를 최소화했다. '하드 캐리'가 따로 없었다. 역전승으로 2연승 위닝시리즈를 따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16일 청주 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전. 2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레일리의 4구째 142km 패스트볼이 한화 권용관의 헬멧을 스쳤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즉각 달려나와 항의했고, 심판진은 논의 끝에 레일리를 퇴장시켰다. 롯데로선 그야말로 치명타. 레일리의 공이 나쁘지 않았기에 누굴 내보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이 항의해봤으나 소용없었다.
그때 혜성처럼 나타난 사나이가 있었다. 홍성민이었다. 4⅔이닝 동안 5안타를 내줬으나 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실점(1자책)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2차례 1사 1, 2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며 슬기롭게 위기를 벗어났다.
2회말 1사 1, 2루 상황. 홍성민은 첫 상대 조인성을 6-4-3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부랴부랴 마운드에 올라 최상의 결과를 낸 것. 3회말에도 1사 후 송주호와 이용규의 연속 안타로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장운호를 6-4-3 병살타로 잡아 이닝을 마쳤다. 4회말에는 1사 후 김태균에 2루타를 맞았으나 이종환을 중견수 뜬공, 권용관을 삼진으로 낚아 위기를 넘겼다. 결정구 포크볼이 잘 통했다.
5회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조인성에 우중간 2루타를 내준 뒤 한상훈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에 몰린 것. 송주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 한숨을 돌렸으나 한 고비를 못 넘었다. 이용규에 우익수 키를 넘는 3루타를 얻어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곧이어 2루수 정훈의 3루 송구가 뒤로 빠지는 바람에 이용규까지 홈에 들여보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장운호를 삼진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2-2 동점이던 6회말. 홍성민은 선두타자 정근우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김태균을 130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이종환은 3루수 땅볼로 각각 돌려세웠다. 동점을 만든 직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하며 좋은 흐름을 만들어줬다. 롯데는 7회초 짐 아두치의 스리런 홈런으로 5-2 리드를 잡았다. 홍성민의 승리투수 요건이 만들어진 순간이기도 하다.
이후 롯데는 8회초 타선이 추가 득점하며 7-2 리드를 잡았다. 홍성민의 시즌 3승이 반석 위에 올려진 순간이다. 심수창-이명우-이성민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은 3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고 7-4 승리를 지켜냈다. 그야말로 갑작스레 마운드에 오른 홍성민의 호투가 없었다면 이날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레일리 쇼크를 지운 홍성민의 호투가 있었기에, 롯데의 전반기 피날레는 화려했다.
홍성민은 경기 후 "안중열 리드 믿고 따랐고, 과감한 몸쪽 승부가 통했다"며 "레일리가 갑자기 내려오는 바람에 급하게 몸 풀고 나갔으나 몸이 빠르게 풀려서 좋은 피칭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홍성민의 호투가 승리 밑거름이 됐다"고 칭찬했다.
[롯데 자이언츠 홍성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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