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국가대표 선수들도 프로아마최강전에 나선다.
KBL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의 프로아마최강전(이하 최강전) 참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15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다. 2014년에는 대표팀의 빠듯한 일정 탓에 대회를 치르지 못했다. 그래서 KBL은 이번 대회를 성공시키려는 의지가 크다. 더구나 최근 각종 불미스러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대회 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KCC를 타이틀스폰서로, MBC 스포츠플러스를 메인 중계방송사로 유치했다.
애당초 대표팀 선수들은 최강전에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7월 말 진천선수촌에 소집된 대표팀은 9월 28일 중국 후난성 장사에서 개막하는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준비 중이다. 일반적으로는, 대표팀 훈련을 하지 않고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KBL과 10개구단은 대표팀 선수들의 최강전 차출을 강력히 희망했고, 김동광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강행군 성사
KBL이 대한농구협회와 김동광 감독에게 대표팀 선수들의 최강전 차출을 요청한 건 명분이 있다. 현실적으로 대표팀 선수들이 빠질 경우 최강전 자체가 맥 빠질 가능성이 컸다. 실제 2012년 1회 대회가 프로농구 정규시즌 도중에 열리면서 대부분 프로팀이 주전들을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섰다. 몇몇 대학팀들이 선전했지만, 사실 프로가 전력을 다할 수 없었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다시 말하지만, KBL은 이번 최강전 흥행 성공이 굉장히 중요하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환하고 1개월도 남지 않은 2015-2016시즌 준비에 탄력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런 이유에서 대표팀 차출을 요구할 수 있었다. 대표팀 측도 이해했다.
구단들 입장에서도 최강전에 대표팀 선수들이 필요하다. 정규시즌 1라운드와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겹친다. 대표팀 선수들은 1라운드에 뛰기 어려운 실정. 만약 이번 최강전에 대표팀 선수들이 뛰지 못했다면 프로 입장에선 대표팀 선수들이 새로운 외국인선수들, 이적한 선수들과 전혀 호흡을 맞춰보지 못한 채 2라운드를 맞이할 뻔했다. 결국 이번 대회서 최강전력을 구축, 정규시즌서 활용할 전략과 전술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더구나 4라운드부터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이 허용된다. 장, 단신자 규정도 부활했다. 프로 팀들은 최대한 많은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대표팀 선수들의 차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되면서 대표팀 선수들의 강행군은 어쩔 수 없게 됐다. 현재 진천에서 훈련 중인 16명의 선수들은 각 소속팀이 경기를 치르는 날에만 팀에 합류, 잠실에서 경기를 치른 후 곧바로 진천으로 복귀한다. 대표팀으로서도 대회 기간 훈련에 최대한 지장을 받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결론적으로 최강전서 승승장구 하는 팀의 대표팀 선수들은 최대 3~4차례 진천과 잠실을 오고 가게 된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피곤하고, 대표팀 훈련은 훈련대로 제대로 되지 않을 게 뻔하다. 매일 2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최소 2~3명의 최강전 차출이 불가피하다. 또한, 대표팀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이 있다. 그러면 훈련 가능 인원은 더욱 줄어드는 어려움이 생긴다.
▲소통의 아쉬움
KBL과 대한농구협회가 이 문제를 좀 더 신속하게 논의했다면, 대표팀 선수들의 강행군은 성사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KBL이 최강전 기간을 좀 더 앞당겼을 경우 대표팀도 부담 없이 선수들을 내줬을 수 있었다. 심지어 최근 관계자들 사이에선 "대표팀을 최강전에 내보내면 안 될까?"라는 말까지 나왔다. 분명 대회 취지에는 어긋난다.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는 대학의 반발도 예상된다. 하지만, 대표팀 입장에선 외국인선수를 기용한 프로 팀들과 제대로 맞붙는 건 의미가 있다. 대표팀은 변변한 스파링파트너를 찾지 못해 고생하고 있다. 대표팀이 단일팀 자격으로 최강전에 참가할 경우 선수들이 서울에 머물면서 이동으로 인한 피곤함을 감수할 필요도 없다. KBL이 대회 흥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일찌감치 대표팀의 최강전 참가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도 있었다.
또 하나. 애당초 대한농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임과 대표팀 소집을 발 빠르게 진행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이유도 없었다. 농구협회는 지난 봄 프로감독의 대표팀 겸임을 고집하다 프로농구 정규시즌 초반 일정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겹치는 걸 확인한 이후 뒤늦게 감독을 공개모집하는 등 촌극을 빚었다. 상식적인 선에서 발 빠르게 해결돼야 할 사령탑 선임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대표팀 소집 시기도 늦춰졌다. 이웃 국가들이 일찌감치 전임제 시스템 속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준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만약 대표팀이 6월이라도 소집됐다면, 최강전 기간 아예 훈련을 중단하고 선수들을 소속팀에 보내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7월 말 소집된 대표팀은 도저히 최강전 기간 훈련을 중단할 여유가 없다. 주변 지원도 부실한데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선수도 적지 않다. 김 감독도 "이제 2주 정도 제대로 손발을 맞춰보고 있다"라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훈련기간을 아쉬워했다.
결국 농구계의 아쉬운 소통이 또 한번 비극을 낳았다. 대표팀 선수들만 최강전 기간 진천과 잠실을 오가는 강행군을 하게 됐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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