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으로선 전화위복이었다.
13일 잠실 NC전. 치열한 2위 다툼의 직접적인 경쟁자. 두산으로선 최소 1승1패가 필요했다. 당연히 총력전. 12일 광주 KIA전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고도 패배했으나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두산은 뼈아픈 패배 직후 보란 듯이 대승하며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2위 다툼을 하고 있는 결정적 동력.
이날 역시 두산의 저력이 또 한번 드러났다. 선발투수 앤서니 스와잭이 호투했지만, 타선이 NC 선발투수 재크 스튜어트에게 5회까지 꽁꽁 틀어 막혔다. 2~5회 삼자범퇴 포함 13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스튜어트의 낙차 큰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래서 0-1로 뒤진 6회말 잡은 찬스가 소중했다. 선두타자 김재호가 스튜어트의 공을 제대로 타격하지 못했다. 그러나 빗맞은 타구가 3루수 지석훈 방향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김재호는 1루에 전력질주하면서 내야안타. 무사 1루.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허경민은 초구부터 번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1구와 3구 번트파울을 했다. 스튜어트의 공이 묵직했다. 번트 역시 쉽지 않았다.
볼카운트 1B2S. 희생번트가 어려워졌다. 이때 허경민의 집중력이 좋았다.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뒤 깨끗한 좌전안타를 때렸다. 무사 1,2루. 더 좋은 찬스를 만든 것. 후속 정수빈도 당연히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게 정석. 그러나 정수빈도 희생번트에 실패했다. 심지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자칫 동점도 하지 못할 위기.
하지만, 두산에는 민병헌이 있었다. 좌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때려 승부를 뒤흔들었다. 이때 NC 좌익수 김성욱의 약간 미숙한 수비도 있었다. 머리 위로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처리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집중력을 가졌다면 처리할 수도 있었다. 결국 민병헌의 타구는 김성욱의 뒤로 넘어갔다.
이때 두산은 또 한 차례 아쉬움이 있었다. 2루주자 김재호는 무사히 동점 득점을 올렸으나 1루주자 허경민이 홈에서 아웃된 것. 2사도 아닌데 약간 무리한 주루를 한 측면도 있었다. 더구나 NC 중계플레이에 나선 선수는 어깨가 강한 유격수 손시헌. 결국 1-1 동점을 만들고도 역전을 할 수 없는 위기감이 있었다. 하지만, 김현수가 스튜어트의 떨어지는 공을 툭 건드려 우중간에 떨궈놓았다. 김현수의 기 막힌 배트컨트롤로 승부를 뒤집었다. NC 배터리는 허탈했다. 양의지, 데이빈슨 로메로의 연속안타가 터지면서 두산은 귀중한 1점을 추가했다. 두산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한 걸 감안할 때 2점차 리드와 1점차 리드는 달랐다.
두산은 7회와 8회 각각 2점을 추가하면서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결정적인 승부처는 6회 3득점이었다. 두 차례의 희생번트 실패가 전화위복이 됐다. 두산 타선의 끈질긴 집중력이 확인된 한 판이었다.
[김현수.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dn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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