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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정재영의 감동 연설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정작 그 감동은 시청자들이 아니라 실제 정치를 하는 이들이 느껴야 했던 것은 아닐까.
1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 제작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 10회에서는 진상필(정재영)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끌어내려 공천을 못 받게 하기 위한 당원협의회 총회가 열렸다. 이날 진상필은 반대 연설을 통해 심금을 울리는 진심을 드러냈다.
진상필은 당초 최인경(송윤아) 보좌관이 적어준 연설문을 읽으려 했으나 단상에 오르기 전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안되요?"라고 말했다. 그에 대한 굳은 신뢰를 보이고 있던 최인경은 이를 허락했고, 진상필은 당원들 앞에서서 "제가 뭐, 말주변이 없어서 그냥 짧게 몇 말씀 드릴게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경제시에 신항만이 들어서는 안되는 이유부터 설명했다.
진상필은 "사실 저 불신임 이런 거 하나도 안 무서워요. 그런데 진짜 무서운 건 우리 경제시민들이 그 되도 않는 신항만 사업에 속아 넘어가는 겁니다. 진짜 더 무서운 건 그 신항만이 말도 안되는 어거지로 우리 경제시에 들어서는 겁니다"라며 "그런 사업 타당성도 전혀 없는, 말도 안되는 사업에 분명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쏟아부을 겁니다. 그거 다 경제시민들 돈이잖아요. 국민들 돈이잖아요. 물론, 정부에서나 정치권에서나 뽀록나면 안되니까 처음에는 무지하게 밀어주겠죠. 특혜도 주고, 다른 항구로 들어가는 배를, 뱃머리를 돌려서라도 우리 항구쪽으로 오게 하고 어떻게든 생난리를 칠거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 경제시가 흥청망청 잘 살게 됐다고 칩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우리 경제시만 있습니까? 우리 동네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살면 됩니까?"라고 말하자, 신항만 건설에 찬성하는 지역 유지 세력은 크게 반발했다. "그게 경제시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진상필은 "여보세요"라고 호통을 치면서 "저 시의원 아닙니다. 저 구의원 아닙니다. 국민들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국희의원입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저기 계신 우리 최인경 보좌관님이 그랬어요. 국회의원 처음 되면요, 처음 되서 하는 선서가 있는데, 제가 그때 많이 버벅 거렸어요. 어렵더라고요. 한자로 써 있어서"라며 "거기 뭐라고 써 있냐면,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 국가 이익의 우선, 양심. 이 세가지가 골자예요. 저요. 지역 이기주의에 앞장서는 그런 영업사원 안 합니다. 저요, 나라 전체와 국민을 함께 생각하는 그런 진짜 국회의원...저요, 정말 국민들한테 떳떳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진짜....진짜 국회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쳤다.
이날 진상필의 연설은 극중에서는 단순히 탄핵을 막기 위한 반대 연설로 그려졌지만, 그의 진심 어린 국회의원에 대한 꿈은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할만큼 감동적이었다. 더불어 과연 현실에서는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들이 진상필과 같은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어쩌면 오랜 보좌관 경력을 지난 작가가 드라마를 통해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한 국회의원을 향한 일침은 아니었을까.
[KBS 2TV '어셈블리' 10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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