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신의 공에 확신을 갖고 던져야 한다."
두산 마운드 후반기 키플레이어는 단연 좌완 진야곱. 더스틴 니퍼트가 컴백하면서 불펜으로 이동했다. 좌천이 아니다. 니퍼트 컴백과 동시에 마운드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선발 비중이 높았다. 지금도 여전히 선발로 나설 수 있지만(월요일 경기로 인한 특수한 상황), 앞으로는 대부분 경기서 불펜 대기한다. 함덕주, 오현택과 함께 필승계투조를 형성했다. 한 마디로 두산 마운드의 핵심 자원.
진야곱은 올 시즌 24경기서 3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 중이다. 2008년 데뷔 후 이렇게 꾸준히 1군에서 뛴 적이 없었다.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은 더 많이 발전해야 할 투수이기도 하다. 진야곱 개인적으로도 후반기, 생애 첫 포스트시즌 행보가 매우 중요하다.
▲기복에 대한 처방전
김태형 감독은 13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아직 타자들이 심리적으로 깔고 들어가는 느낌이 있다"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타자들이 승부처에서 진야곱의 투구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 그만큼 진야곱이 아직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진야곱은 테이크백 이후 반박자 정도 쉬었다가 공을 던진다. 타자의 타이밍 뺏기에 유리한 이 부분이 좋은 제구력과 합쳐지면 매우 위력적인 투구를 한다. 그러나 아직은 꾸준하지 않고 기복이 있다.
김 감독은 "솔직히 점수를 주면 아쉽긴 하다. 승부를 하기 위해 던지는 공, 버리는 공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중요한 상황서 필승조로 등판시켰는데 맥 없이 점수를 주면 감독으로서 아쉬운 건 당연하다. 그래도 김 감독은 "꾸준히 자신의 공을 던지려고 한다. 주눅 들지 않아서 좋다.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공에 확신을 갖고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했다.
▲위기의식과 변화
진야곱은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그는 "실점할 때 한꺼번에 확 몰아서 하는 경향이 있다. 상황에 따라서 던져야 한다. 좋지 않은 상황을 너무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심리적인 부분의 컨트롤과 함께 변화의 필요성도 갖고 있다. 모범해답도 내놓았다. 진야곱은 "위기 상황에 등판할 때가 많으니 사사구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볼배합의 선택 여지가 넓어진다"라고 했다.
투수판을 밟는 위치도 1루에서 가운데로 바꿨다. 좌완 투수가 1루쪽 투수판을 밟고 던지면 좌타자 입장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변화구 각도가 더 크게 보일 수 있다. 다만, 진야곱은 "1루쪽을 밟으면 슬라이더 각이 커지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시야도 좁아진다"라고 약점을 언급했다. 가운데 투수판을 밟으면서 오히려 제구력이 좋아졌다는 게 진야곱의 설명. 물론 "여전히 제구 컨디션에 기복이 있는 편"이라고 인정했다.
불펜투수는 체력적으로 강인해야 한다. 뜨거운 여름에 연투를 할 때가 많다. 설령 등판을 하지 않더라도 잦은 불펜피칭만으로도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진야곱은 "매 경기 불펜 대기 중이다. 체력적으로 완벽하게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피로 누적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한다. 어깨, 팔 보강 운동도 착실하게 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효과를 봤다"라고 덧붙였다.
불펜투수는 선발투수보다 고되다. 진야곱 역시 "솔직히 선발이 좋긴 하지만, 불펜에서 감독님이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최대한 부응해야 한다. 위기 때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불펜투수로 변신한 진야곱은 더 많이 성장하려는 욕심이 있다.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두산이 진야곱에게 좀 더 기대를 많이 걸어도 되는 이유다.
[진야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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