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앞으로 도루는 자제시켜야죠."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 NC 에릭 테임즈. 14일 현재 타율 0.383(1위), 37홈런(2위), 105타점(2위), 104득점(1위), OPS 1.312(1위), 29도루(5위)를 기록 중이다. KBO리그 외국인선수 도입 18년을 통틀어 톱 클래스 성적. 테임즈는 1998년 타이론 우즈(두산) 이후 17년만에 외국인타자 MVP를 노린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테임즈는 11일 목동 넥센전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4월 9일 광주 KIA전에 이어 올 시즌에만 두 차례 사이클링히트. KBO 역사상 처음이었다. 끝이 아니다. 테임즈는 도루 1개만 추가하면 2000년 박재홍 이후 15년만에 30-30클럽에 가입한다. 지금 페이스로는 30-30은 시간문제. 나아가 40-40도 가능하다는 평가. KBO리그 역사상 40-40은 한 번도 없었다. 메이저리그서도 단 4차례만 나온 대기록. 테임즈는 국내 언론을 통해 30-30을 넘어 40-40에도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NC 도루시스템
NC는 156도루로 114개의 삼성(2위)을 제치고 팀 도루 1위를 질주 중이다. 성공률도 78.8%로 단연 리그 1위. 김경문 감독이 뛰는 야구를 선호하는 터라 야수들도 적극적으로 도루하고, 공격적인 주루를 펼친다. 김 감독은 루상에 나간 대부분 주자에게 도루를 권장한다. 68도루를 합작 중인 박민우와 김종호의 경우 사실상 그린라이트.
이런 팀 분위기 속에서 테임즈도 빠른 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도 1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테임즈가 수비, 베이스러닝도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제까지는 굳이 테임즈의 도루를 말리지 않았다. 테임즈의 도루가 하위타선의 응집력과 시너지효과를 창출, 팀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었다. 김 감독은 "주자들에겐 따로 도루를 하라고 하진 않는다. 다만, 뛰지 말아야 할 때 사인을 주긴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유있는 도루자제
그런 김 감독은 "테임즈에게 도루를 자제시키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유 있는 도루 자제. 김 감독은 "1~2번 타자도 아니고 중심타자다. 4번과 1~2번은 엄연히 다르다"라고 했다. 해결사 역할을 맡는 테임즈가 굳이 도루를 많이 할 필요는 없다는 것. 사실 도루는 득점력 강화에 매우 좋지만, 체력을 떨어뜨리고, 잔부상의 우려가 있다. 부작용이 만만찮다. 더구나 NC에는 잘 뛰는 선수가 많다. 테임즈는 4번타자 역할을 100% 해내고 있다. 그런 상황서 굳이 테임즈가 도루까지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게 김 감독 견해.
김 감독은 "테임즈의 40-40에 욕심이 전혀 없다"라고 했다. 선수 본인은 대기록에 욕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사령탑은 냉철한 가슴을 갖고 있다. 대기록을 달성해 KBO의 역사를 빛내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지금처럼 4번타자 고유의 역할을 잘해주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것. 사실 40-40에 성공하려면 11개의 도루를 추가해야 한다. 시즌 막판 의식적으로 도루를 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부상을 입으면 포스트시즌도 치러야 할 NC로선 치명적이다. 김 감독도 "솔직히 걱정 된다. 테임즈는 육상선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도루를 1개 남긴 30-30은 시간 문제다. 과연 40-40을 할 수 있을까. 시즌 막판에는 많은 주전 야수가 체력적 부담을 심하게 느낀다. 그런 점에서 40-40이 마냥 쉽지는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김 감독도 테임즈의 도루를 되도록 자제시키겠다고 밝힌 상황. 시즌 막판 테임즈의 40-40 성공 여부는 순위다툼, 개인 타이틀 경쟁과 함께 수 많은 관심이 쏠릴 듯하다.
[테임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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